은행 거래 고객 중 남성 비율이 높은 데도 은행들이 남성은 제쳐두고 여성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뭘까.대부분 남편 명의로 거래를 하지만 실제 결정권은 아내가 갖고 있기 때문에 여성이 주된 마케팅 대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6일 하나은행이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600여만명의 고객 성별을 분석한 결과 주 고객층인 30~50대 연령에서 남성 고객의 비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30대의 경우 남성 비율이 53.7%였으며 40대와 50대는 각각 52.6%,51.4%로 여성 고객 비율보다 높았다.

반면 실제 은행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지난해 12월 하나은행 지점을 방문한 고객 성별을 조사한 결과 주거 밀집 지역에 위치한 지점 방문객 중 여성 비율이 80%였다.

박성환 하나은행 상품개발부 대리는 "고객 명의에서는 남성 비율이 높고 내점 고객 중에서는 여성이 많다는 것은 대부분 가정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여성이 남편 명의로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여성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또 여성 우대 상품에 가입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 주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주부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홈앤스위트 예금'에 가입한 남성 명의의 고객은 26%이며 하나은행의 여성 우대 상품인 여우통장 고객의 34%가 남성 명의였다.지난 1월 출시된 여우예금의 경우 가입자의 40%가 남성 명의 고객이다.

유유정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과장은 "남성보다 여성이 마케팅에 대한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은행뿐 아니라 모든 업종에서 남성 마케팅보다 여성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