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위축된 미술시장에 또 '짝퉁 그림' 주의보가 내렸다.

지난해 천경자 변시지 이만익 등 인기 작가의 작품을 베낀 위작 파동에 이어 올 들어 권옥연 화백의 3호 크기 작품 '소녀'가 서울옥션의 자체 감정 결과 위작으로 확인됐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은 지난 1월의 109회 '퍼스트옥션'경매에서 권 화백이 소녀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린 3호 크기 인물화 1점을 경매에 부치기 전에 직접 감정한 결과 위작으로 판명났다고 3일 밝혔다.

서울옥션 측은 "권 화백이 이 작품을 직접 감정한 결과 위작이 확실하다는 주장에 따라 경매 도록에는 실렸지만 경매에 부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컬렉터 홍모씨가 서울 인사동 화랑에서 구입한 작품으로 추정가는 1500만~1800만원으로 책정됐다.

권 화백은 3호짜리 그림에 대해 "색감이나 사선 구도로 볼 때 작품이 두 쪽으로 나눠진 가짜"라며 "범인을 색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옥션의 윤철규 대표도 "권 화백의 감정 소견을 받아들여 위탁자에게 작품을 돌려줬다"며 "모든 위탁 작품은 감정위원들이 복수로 감정을 실시하며 만장일치로 진품이란 결론이 나올 경우만 경매에 올린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