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보딩스쿨' 바람…사교육비 부담적어 메리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해외 명문학교의 대명사격인 '보딩스쿨(기숙학교)'이 국내에서도 큰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전주 상산고,공주 한일고,용인외고 등 명문 고교 대부분이 기숙학교 형태다.
고교뿐만 아니다.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도 제3캠퍼스를 보딩스쿨로 지을 예정이다.
학비는 약간 비싸지만 '과외무풍지대'로 사교육비 부담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 사이에 인기가 높다.
또 핵가족시대에 공동체 생활을 통해 사회성과 리더십을 동시에 기를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포스텍(옛 포항공과대학)이 2년제 기숙대학을 운영키로 한 데 이어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의 제3 캠퍼스는 100% 보딩스쿨 형태다.
2010년 완공 예정인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입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고려대 제3캠퍼스인 행복도시 캠퍼스 역시 외국인과 2인1실 형태로 공동체 생활을 한다.
현재 입학생의 35%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려대 세종캠퍼스(옛 서창캠퍼스)는 내년부터 기숙사 입주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주요 대학들의 새 캠퍼스가 보딩스쿨로 지어지는 주된 이유는 기존 기숙 캠퍼스의 평가가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연세대 원주 캠퍼스 관계자는 "예전 기숙사는 말 그대로 잠자는 곳이었지만 요즘은 하나의 교육 과정"이라며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동아리에 의무 가입하고 체육활동도 함께 함으로써 공동체 생활이 몸에 배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평가가 좋다"고 말했다.
이에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1학년만 기숙사 생활을 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도록 했다.
또 신입생 20명당 1명씩 도우미(대학원생)를 배정하고 마스터 교수제를 도입했다.
기숙고교의 경우 사교육비가 거의 들지 않는데도 대입 성적이 괜찮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2004년 대학 입시에서 전북지역 인문계 수석과 예체능계 수석을 나란히 배출한 익산고 영재반의 경우 기숙사 생활이 의무적이다.
오전 7시에 일어나 새벽 1시까지 학교생활이 이어지기 때문에 이곳 학생들은 사교육을 받을 시간이 없다.
더욱이 면 소재지 학교 주변에는 변변한 학원조차 없어 말 그대로 자율학습에만 의존하고 있다.
교사들도 새벽 1~2시까지 남아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줘 사교육을 대신한다.
자녀 2명이 모두 공주 한일고 졸업생인 학부모는 "학원 원장이지만 사교육을 한번도 안시켰다"며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리며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용인외고 이종현군(18)은 "과외를 대체할 수 있는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이 많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자기관리를 할 수 있다"며 "같은 반 친구뿐 아니라 다른 반 친구들과도 얕고 어정쩡한 관계가 아닌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마이크론 인사 담당자는 "학교다닐 때 기숙사 생활을 한 직원은 직장 생활 적응력이 뛰어나다"며 "남과 방을 나눠 쓰며 규칙을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습관이 몸에 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성선화/오진우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