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특허전쟁 "전자업체 못지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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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환은행은 작년 4월 '이지원(easy-one) 외화송금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송금 전용 계좌에 원화를 입금하면 자동으로 외화로 환전돼 정해진 통장으로 송금된다.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로 송금 처리 명세서를 보내준다.
외화 송금 수수료 할인과 환율 우대 혜택도 준다.
'편리하다'는 소문이 퍼져 서비스 개시 7개월 만에 이용 건수가 5만4000여건에 달했다.
이 서비스는 작년 12월 특허청에서 '비즈니스모델(BM) 특허'를 받아 다른 은행이 모방할 수 없다.
#2 은행 지점에 가면 창구마다 설치된 카드발급기로 고객들이 원하면 현금카드 등을 즉시 발급해준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카드발급기를 지점별로 하나씩만 설치해 매년 45억원이 넘는 비용을 아끼고 있다.
각 창구의 단말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연결해 발급 기능엔 차이가 없다.
K은행은 최근 카드발급기 신규 설치를 앞두고 '우리은행'식 방법을 도입하고 싶지만 우리은행의 BM특허(실시간 카드발급 시스템 및 방법)를 침해할 수 있어 망설이고 있다.
시중 은행들이 BM특허 확보에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사의 국내 진입에 대비하는 한편 신상품 개발,영업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해 은행마다 BM특허 개발 및 출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금융권과 특허청에 따르면 은행권의 BM특허 출원 건수가 해마다 급격히 늘고 있다.
2005년 18건이었던 출원 건수는 2006년 94건으로 늘었으며 2007년 상반기에만 153건에 달했다.
이 같은 출원 건수는 증권(2007년 상반기 2건),카드(13건),보험(1건) 등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384건을 출원하고 14건을 등록했다.
국민은행이 출원 49건,등록 29건으로 뒤를 잇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출원 3건,등록 17건이다.
'BM특허'란 정보통신(IT)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결합시킨 영업 방법 발명에 주는 특허다.
BM특허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한ㆍ미 FTA 발효,자본시장통합법 시행(2009년 2월) 등 금융 환경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이영진 신한은행 전략기획부장은 "2006년 초 한ㆍ미 FTA 협상이 사작되면서 'FTA가 체결되고 나면 미국계 금융사들의 진입이 늘어나며 지식재산권이 중요해질 것'이란 판단 하에 BM특허 출원을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BM특허 출원 건수는 2005년엔 10여건 안팎이었으나 2006년 150여건,2007년 상반기까지 200여건을 냈다.
정기화 우리은행 전략기획부장은 "BM특허 등록은 자통법 등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식재산권을 적극적으로 보호받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상품뿐 아니라 특히 영업 방법에 대한 BM특허를 많이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수납용 가방(유가증권 수송에 쓰이는 내수,내화성 가방) △수납용 가방의 잠금 장치 등에도 특허를 받아놓았으며 기업은행의 경우 △전산문의 셀프헬프(Self-Help) 시스템 및 방법 등에 BM특허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은행권의 치열한 BM특허 경쟁은 때때로 분쟁으로도 번진다.
2005년 말 산업은행이 분점과 지점 간 손익을 분석하는 '수익관리시스템'에 대해 BM특허를 받아 독점사용권을 주장하자 다른 은행들이 이미 은행권 전반에서 널리 사용해온 시스템이라며 반발한 것.
결국 은행연합회 주도로 '은행 BM특허권 협약'을 제정,지난해 말 산은의 '수익관리시스템'을 별도의 부담 없이 공동 사용토록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고객이 송금 전용 계좌에 원화를 입금하면 자동으로 외화로 환전돼 정해진 통장으로 송금된다.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로 송금 처리 명세서를 보내준다.
외화 송금 수수료 할인과 환율 우대 혜택도 준다.
'편리하다'는 소문이 퍼져 서비스 개시 7개월 만에 이용 건수가 5만4000여건에 달했다.
이 서비스는 작년 12월 특허청에서 '비즈니스모델(BM) 특허'를 받아 다른 은행이 모방할 수 없다.
#2 은행 지점에 가면 창구마다 설치된 카드발급기로 고객들이 원하면 현금카드 등을 즉시 발급해준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카드발급기를 지점별로 하나씩만 설치해 매년 45억원이 넘는 비용을 아끼고 있다.
각 창구의 단말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연결해 발급 기능엔 차이가 없다.
K은행은 최근 카드발급기 신규 설치를 앞두고 '우리은행'식 방법을 도입하고 싶지만 우리은행의 BM특허(실시간 카드발급 시스템 및 방법)를 침해할 수 있어 망설이고 있다.
시중 은행들이 BM특허 확보에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사의 국내 진입에 대비하는 한편 신상품 개발,영업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해 은행마다 BM특허 개발 및 출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금융권과 특허청에 따르면 은행권의 BM특허 출원 건수가 해마다 급격히 늘고 있다.
2005년 18건이었던 출원 건수는 2006년 94건으로 늘었으며 2007년 상반기에만 153건에 달했다.
이 같은 출원 건수는 증권(2007년 상반기 2건),카드(13건),보험(1건) 등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384건을 출원하고 14건을 등록했다.
국민은행이 출원 49건,등록 29건으로 뒤를 잇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출원 3건,등록 17건이다.
'BM특허'란 정보통신(IT)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결합시킨 영업 방법 발명에 주는 특허다.
BM특허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한ㆍ미 FTA 발효,자본시장통합법 시행(2009년 2월) 등 금융 환경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이영진 신한은행 전략기획부장은 "2006년 초 한ㆍ미 FTA 협상이 사작되면서 'FTA가 체결되고 나면 미국계 금융사들의 진입이 늘어나며 지식재산권이 중요해질 것'이란 판단 하에 BM특허 출원을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BM특허 출원 건수는 2005년엔 10여건 안팎이었으나 2006년 150여건,2007년 상반기까지 200여건을 냈다.
정기화 우리은행 전략기획부장은 "BM특허 등록은 자통법 등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식재산권을 적극적으로 보호받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상품뿐 아니라 특히 영업 방법에 대한 BM특허를 많이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수납용 가방(유가증권 수송에 쓰이는 내수,내화성 가방) △수납용 가방의 잠금 장치 등에도 특허를 받아놓았으며 기업은행의 경우 △전산문의 셀프헬프(Self-Help) 시스템 및 방법 등에 BM특허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은행권의 치열한 BM특허 경쟁은 때때로 분쟁으로도 번진다.
2005년 말 산업은행이 분점과 지점 간 손익을 분석하는 '수익관리시스템'에 대해 BM특허를 받아 독점사용권을 주장하자 다른 은행들이 이미 은행권 전반에서 널리 사용해온 시스템이라며 반발한 것.
결국 은행연합회 주도로 '은행 BM특허권 협약'을 제정,지난해 말 산은의 '수익관리시스템'을 별도의 부담 없이 공동 사용토록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