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유럽연합(EU)으로부터 13억5000만달러(약 1조2730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았다.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끼워팔기 등으로 2004년 EU 집행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고서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단일 기업에 부과된 벌금 액수로는 사상 최고다.

EU는 윈도 등 운영체제(OS) 개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윈도미디어플레이어를 끼워 팔았다는 이유로 이미 2004년 MS에 4억9700만유로,2006년 2억8050만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다.

작년 9월 EU 법원은 독점적 지위 남용에 대한 MS의 유죄를 확정했고 MS는 이를 받아들였다.

소프트웨어(SW)의 설계도인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개발자들에게 합리적인 조건으로 공개하라는 내용이었다.

MS는 EU에 최대한의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레이 오지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책임자(CSA),브래드 스미스 법률 담당 수석 부사장 등 회사 수뇌부는 최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윈도,오피스,서버 등에 대한 기술공개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핵심 제품의 API와 프로토콜(소프트웨어 설계 지침♥규약)을 공개해 개발자들이 쉽게 윈도 및 오피스 관련 SW를 만들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긴급 선언의 결과는'사상 최대의 벌금'으로 돌아왔다.

괘씸죄에 걸렸는지 화해 제스처는 물거품이 됐다.

이번 벌금까지 더하면 여태까지 부과된 벌금은 무려 16억7650만유로다.

스티브 발머 CEO는"이번 벌금은 지난해 9월 법원이 언급한 '법령 준수 이전의 활동'에 대한 벌금으로 본다"며 "벌금을 피해 가려고 기술공개를 선언한 것이 아니다"고 애써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