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러시아 고철 年100만t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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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계약 체결...원자재 구득난에 숨통
철강제품의 원재료인 철스크랩(고철) 물량 부족과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현대제철이 러시아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현대제철은 2일 "러시아 철강업체 및 철스크랩 공급업체로부터 연간 100만t에 달하는 원자재를 들여 오기로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제철이 이번에 계약을 맺은 업체는 모두 3곳.러시아 극동지역 최대의 철스크랩 공급업체인 하바로프스크의 달트랜지트(Daltransit)로부터 연간 50만t의 고철을 장기간 공급받기로 했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다우스틸(Dow Steel)과도 연간 30만t 규모의 철스크랩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 밖에 모스크바의 메탈로인베스트로부터는 선철(銑鐵) 대체재인 HBI(직접환원철)를 연간 20만t 들여오기로 약속했다.
이번 계약은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이 지난달 2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직접 방문해 성사시켰다.
현대제철이 연간 1200만t가량의 철스크랩과 선철을 사용하고 이중 절반을 수입에 의존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번 장기 계약 물량은 전체 사용량의 8%,수입 물량의 18%에 달하는 물량이다.
현대제철은 철스크랩과 선철,HBI 등을 전기로(電氣爐)에 녹여 철근 철판 등을 생산.공급하는 업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계약으로 원재료 확보에 숨통이 틔게 됐다"며 "러시아산 철스크랩은 미국이나 일본산에 비해 품질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공급선이 러시아 극동지역에 위치해 있어 물류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현대제철은 철스크랩 등 철강제품 원재료의 물량 부족으로 안정적인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어왔다.
원재료 부족은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수익성에도 타격을 입었다.
작년 말 t당 380달러였던 철스크랩 가격은 이달 들어 500달러로 30%가량 상승했다.
원가 절감을 통해 최대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려 했지만 원재료 값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버렸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지난달 말 철근(13㎜ 기준) 가격을 t당 68만1000원에서 73만1000원으로 5만원(7.3%) 인상하는 등 올 들어서만 세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장기 공급 계약은 만성적인 철스크랩 부족에 시달려온 국내시장의 수급불안을 진정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외 공급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