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문을 연 D옥션,오픈옥션,A옥션 등 신생 미술품 경매회사들의 경매 작품 '낙찰률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미술시장 조정 분위기에 컬렉터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낙찰률이 40~60%대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미술계 인맥을 폭넓게 확보하지 못한 탓에 시장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팔리는 인기 작가의 작품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일부 업체는 경매와 전시 겸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기존 화랑들이 반발,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D옥션이 지난달 29일 실시한 제4회 근ㆍ현대미술품 경매의 낙찰 총액은 16억2360만원으로 작년 12월 제3회 경매(낙찰총액 39억9530만원) 때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눈에 띄는 수작이 없는 데다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아 이날 낙찰률이 68%로 떨어졌다.

오픈옥션이 지난달 21일 실시한 첫 경매 역시 155점 중 81점만 거래가 성사돼 낙찰률은 52%,총낙찰액은 8억3600만원에 불과했다.

또 지난달 22~28일 실시된 전주의 A옥션 온라인 경매도 출품작 94점 중 38점만 거래가 이뤄져 낙찰률이 40%에 그쳤다.

이는 지난 1월31일 열린 국내 메이저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퍼스트 경매'의 낙찰률 75%에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경매 실적이 저조하자 일부 업체는 경매를 겸한 전시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D옥션은 이달에는 경매를 실시하지 않는 대신 오는 7일부터 논현동 엠포리아 아트타워 전시장에서 '프랑스 현대 회화전'을 열 계획이다.

경매전에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하는 방식으로 고객 잡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오픈옥션 역시 작품을 구입하고 1년 뒤에 되팔 경우 낙찰가의 80%까지 환급을 보장해주는 '골든아이 경매'의 출품작을 경매일 이전에 기획전 형식으로 전시,사전 판매한다.

청담동 오픈옥션전시장에서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골든아이 작가 작품'전에 120~14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로또복권 사업자였던 ㈜코리아 로터리 서비스가 설립한 인터알리아도 오는 5월 첫 경매에 앞서 '일탈의 기술'을 주제로 대규모 기획전을 열고 있다.

이달 20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에 김기라 김수영 김태중 등 젊은 작가 12명의 작품 80여점을 내놨다.

하지만 화랑업계에서는 경매회사들의 '화랑ㆍ경매 겸업'을 문제 삼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박우홍 동산방화랑 대표는 "일부 화랑들이 자체 경매회사를 통해 미술 시장을 파행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신생 경매사들까지 경매와 화랑 겸업을 하게 되면 군소 및 중견화랑들이 경영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