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지난 28일 첫 본선 심사에서 전국 단수 후보 지역 및 서울 경합 지역에서 모두 30여명의 총선 후보를 내정했다.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사실상 후보로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다. 최대 '흥행 카드'로 떠오른 지역은 서울 도봉갑이다.재야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민주당의 대표적 진보 인사인 김근태 의원을 겨냥해 한나라당은 뉴라이트 운동의 기수인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를 공천,이념대결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총선 판도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경기 부천은 지역구 4곳 모두에서 숙명의 라이벌전이 펼쳐진다.부천 원미을에선 이사철 전 의원과 민주당 단수 후보인 배기선 의원의 4번째 맞대결이 확실시된다.15대에선 이 전 의원이,16대와 17대에선 배 의원이 각각 승리했다.부천 오정의 경우 원혜영 민주당 의원과 경기도 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 출신의 박종운 한나라당 당협위원장이 17대 총선에 이어 재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성동갑과 동대문을은 지역구 대 비례대표 현역 간 '빅매치'로 관심을 모은다.특히 성동갑은 '입' 대 '입'의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대선 때 정동영 후보의 대변인을 맡았던 최재천 민주당 의원에게 이명박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지낸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동대문을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상대로 민주당 비례대표인 민병두 의원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양당의 대표적 기획통으로 불리는 두 사람은 대선 때도 창과 방패로 맞서 이목을 끌었다.

성동을에선 재선의 임종석 민주당 의원과 한나라당 당협위원장인 김동성 변호사의 재대결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서울 성북을은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인 김효재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한나라당 공천을 내정받은 가운데 민주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신계륜 전 의원과 일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성북갑의 경우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긴 3선의 유재건 의원을 상대로 한나라당에선 이 대통령의 측근인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나서 세 번째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이 출마할 영등포을은 민주당에서 김민석 전 의원과 비례대표 이경숙 의원 중 한 명이 대표선수로 나설 전망이다.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출마할 서대문을의 경우 민주당이 전략 공천 지역으로 비워 놓았다.민주당에선 대선 때 'BBK 저격수'로 활약했던 박영선 의원의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어 맞대결이 성사되면 18대 총선의 최대 빅카드가 될 전망이다.

강동균/김인식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