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정부의 원자력 발전시장 육성정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이달 들어서만 45%나 주가가 급등했다.

27일 주가는 장중 5.97% 오른 14만2000원을 넘어서다가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로 후반에 상승폭을 줄여 전날과 같은 13만4000원으로 마감됐지만,상승분위기가 꺾인 것은 아니다.

두산중공업의 급등세는 새 정부가 국내 원자력 발전 수출 시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돼있다.두산중공업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원자력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이른다.작년 발전 부문의 수주도 4조8658억원으로 전체 수주의 69.2%에 달했다.두산중공업은 올해 원자력 설비 부문의 매출 목표를 작년보다 68.1% 늘린 3조4392억원으로 잡고 있다.이는 올해 예상 매출인 5조5460억원의 62%에 해당하는 것으로 작년(50%)보다 비중이 더 늘었다.

또 최근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미국 매출 비중이 낮기 때문에 '미국발 리스크'가 적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작년 이 회사의 해외 매출에서 중동과 인도 서남아시아 등의 비중은 80%에 이른다.반면 미국 매출 규모는 2731억원에 그치며 전체 해외 매출 중 미국 비중은 6%에 불과했다.

수주도 사정이 비슷하다.지난해 해외수주 4조9723억원 중 미주지역의 수주는 4979억원으로 10% 정도다.올해부터 미국의 원자력 교체 시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 신규 수주도 예상되지만,미국 정부의 지급보증 제도로 리스크는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05년부터 미국 에너지 정책법 시행으로 사업비 가운데 80%까지 연방정부가 지급보증을 해 사업비를 떼이는 등의 우려는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자산가치도 부각되고 있다.두산중공업은 비상장사인 두산엔진(51.0%) 두산메카텍(100%) 두산건설(39.9%) 두산캐피탈(19.9%) 등을 비롯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도 38.8%도 갖고 있다.이에 따라 작년 지분법 평가이익은 1663억원으로 전년보다 151.5%나 급증했다.

양희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자회사들의 자산가치 뿐 아니라 실적 가치까지 감안했을 경우 적정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47% 정도 높은 19만7000원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태양광 테마'에 휩싸이며 주가가 단기 급등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또 시장에서는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이 작년 11월 미국 장비업체인 밥캣을 인수하면서 제기된 자금 압박 우려감도 여전하다.

외국인의 매도 전환도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이달 들어 9.70%까지 높아졌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3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 외국인이 순매도로 일관한 데 따라 9.05%(26일 현재)로 낮아졌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