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후 청와대 관저에서 첫밤을 보낸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새벽 5시에 일어났다.

대통령이 되기 전 '아침형 인간'의 습성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이어 조간 신문에 난 취임식 관련 기사를 꼼꼼하게 읽었다.

30~40분간 운동을 한 후 아침을 한식으로 먹었다.

7시50분에 집무실로 출근한 이 대통령은 8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각국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 사이에 10분 정도만 휴식을 취하는 강행군을 펼친 것이다.

25일 '4강 외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날은 '자원 외교'에 방점을 뒀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남바린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가지고 경제협력 증진 및 한국기업의 대외투자 확대방안,자원 확보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부터 자원외교국으로 염두에 둔 나라들로,최근 한국 기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이 대통령은 훈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캄보디아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의 건설 및 자원개발 분야 기업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훈센 총리는 "캄보디아 증권거래소 설립을 지원해준 데 감사한다"며 에너지 개발 분야 등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대통령 취임 당일인 25일 수르길 가스전-가스화학단지 사업에 참여할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키로 하는 협정서와 대우인터내셔널의 35-36 육상광구 탐사계약이 체결된 것을 높게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우즈베키스탄 자원 개발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양 정상은 향후 에너지 자원 분야에서 협력을 대폭 강화키로 의견을 모았다.

우즈베키스탄은 원유,금,천연가스,우라늄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자랑하고 있다.

슈케예프 카자흐스탄 부총리도 면담했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은 원유와 천연가스의 대표적 생산국이다.

새 정부는 두 나라로부터 원유를 받고,우리나라는 이들에 신도시 건설 등 개발 프로젝트를 주는 방식의 '맞춤형 자원외교'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남바린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는 에너지 자원 분야뿐 아니라 생명공학과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협력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우리 기업들은 최근 몽골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금광 철광석 분야 진출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을 접견했다.인도네시아는 원유 액화천연가스 니켈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나라로,우리의 주요 에너지 교류국가 중 하나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회담은 에너지 자원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며 "자원 개발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전하고 공동 투자를 모색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간 나오토 일본 민주당 대표대행,해리 젠킨스 호주 하원의장을 각각 접견하는 등 이날 하루만도 7개국 대표단과 회동했다.

이 대통령은 간 나오토 일본 민주당 대표대행과의 면담에서 "앞으로 양국이 서로 자주 다녔으면 좋겠다"면서 "총리뿐만 아니라 의원들과 기업인, 문화인들도 셔틀외교를 해야 협력적으로 이해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셔틀외교의 확대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외국 정상 및 대표단을 접견하면서 '굿모닝(good morning)' '하우아유(how are you)''나이스투미츄(nice to meet you)' 등 영어로 먼저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