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3년 내에 은행권 선두 경쟁이 결판난다. 한두 곳이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이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그린 향후 금융권의 모습이다. 이 전 부총리는 21일 우리은행을 찾아 "금융환경의 변화와 적응"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 전 부총리는 "은행이 예대마진으로 먹고 사는 시대는 끝났다. 앞으로 가계자산의 구성이 급격히 금융자산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2~3년 이내 가계의 금융자산을 선점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머니무브' 과정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은행 간 우열이 확연히 드러날 것이란 게 이 전부총리의 설명이었다.

이 전 부총리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와 관련,"다른 나라라면 빨리 처리했을 문제인데 선진국의 모럴해저드로 상황이 심각해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은행들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투자은행(IB) 업무에 대해 "IB시장은 사람 장사가 아닌 네트워크에 의한 시장"이라며 "돈을 벌려면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전 부총리의 강의는 박해춘 우리은행장이 직접 초청해 이뤄졌다. 그는 박 행장에 대해 "서울보증보험과 LG카드에 있을 때 정말 구조조정을 잘했다"고 덕담을 하기도 했다. 박 행장은 1998년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에 의해 서울보증보험 사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