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극치감장애(불감증)는 빈혈 당뇨병 신경장애 호르몬장애 등의 질환 또는 남편과의 불편한 관계에서 올 수 있다.오르가슴을 극복하기 위해선 여성의 성감대를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여성의 성감대는 거의 전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음핵(클리토리스)이다.음핵은 남성의 귀두 부위와 발생학적으로 같은 곳이어서 여성이 흥분하면 남성이 발기하는 것처럼 팽창해 커지고 흥분의 초기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한다.그래서 전희단계에서는 부드럽게 이곳을 자극해 고조시켜야 오르가슴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삽입 후에도 남성은 성기 위에 도드라진 부분을 사용해 클리토리스를 자극함으로써 오르가슴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여성의 성감대가 'G-스포트'다.1944년 독일의 산부인과 의사인 에른스트 그라펜베르크(Grafenberg)가 발견해 그의 성씨 첫머리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질 내부 윗벽의 3㎝ 정도 되는 곳에 11∼1시 방향에 위치하고 있다.그러나 모든 여성에서 'G-스포트'가 발견되는 건 아니다.보통 30∼40%의 여성에서만 'G-스포트'가 발견된다는 통계다.

'G-스포트'가 부어 올랐을 때 더욱 자극을 가하면 외요도구를 통해 정액 같은 분비액이 솟아 나오는데 이를 '여성 사정'으로 부르기도 한다.'G-스포트'를 자극하려면 남성의 음경 각도가 중요한데 여성상위나 후배위 등의 체위를 구사하면 좋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은 'G-스포트'는 존재하지 않으며 섹스에 대한 기계론적 관점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일 뿐 결코 교과서적 사실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모든 여성에겐 G-스포트가 있으며 다만 충분한 자극을 받지 못해 여성 사정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반박하는 연구자들도 있다.어떤 전문가는 섹스 한 번에 두세 번의 오르가슴을 느껴야 비로소 여성 사정이 가능하다며 성을 '영악하게 즐길 수 있는' 여성일수록 종종 '멀티 오르가슴'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성감대로는 질을 들 수 있다.질 앞부분에는 많은 신경이 분포하는데 성교 중 여성의 흥분이 고조되면 근원적 합일감에 의한 오르가슴 욕구가 전신으로 느껴져 더욱 깊고 강렬한 삽입을 원하게 된다.이때 종종 여성 자신도 모르게 리드미컬한 질수축이 동반되는데 이는 남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

G-스포트나 여성 사정은 연구가 덜 돼 있다.여성사정액을 저지방 액체라고 분석한 이가 있는가 하면 미지의 물질과 소변의 혼합물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여성이 G-스포트를 인지하고 섹스 중 많은 사정액을 분비한다면 자연스럽고 멋진 일이나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여성이 성적으로 만족감을 얻지 못하고 흥미가 크게 반감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연구돼 있다.


[도움말 서주태 관동대 제일병원 비뇨기과 교수]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