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에서 일부 상장 기업이 '뜨는 테마'군에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들 업체들은 사업목적을 추가하거나 타법인 출자 등을 통해 테마 편입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테마 수혜'로 인한 주가 상승을 노린 업체들도 상당수인 만큼, 사업 전망이 확실한 곳에 선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달 들어 태양광 관련업을 사업목적에 끼워넣는 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광부품 제조업체 빛과전자는 태양전지 모듈과 발전설비 관련 사업을 추가키로 지난 15일 결정했다. 의류제조업체인 우수씨엔에스도 14일 태양광 에너지 사업을 사업목적에 집어넣기로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케이씨텍과 금호전기, 대림산업 등이 이달 들어 사업목적에 태양광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여기에 이화전기공업, 제우스, 예스코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업을 사업목적에 추가시킨 업체들까지 더하면 어림잡아 10여개 업체들이 이달에만 관련 사업에 진출키로 한 것으로 집계된다.

사업목적 추가가 주가에 바로 영향을 주는 사례도 잇따른다. 빛과전자는 이날 장 초반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이후 오후 2시 20분 현재 전날보다 145원(6.6%) 오른 2335원에 거래되고 있다. 우수씨엔에스도 사업목적 변경 공시를 낸 지난 14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실제 사업을 진행시켜 수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실제 사업 진행 여부마져 불투명해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유성금속의 경우 지난해 12월 태양광소재 제조 업체인 글로실의 유상증자에 참여, 이 회사 지분 27.7%를 취득하고 사업영역을 확대하려 했던 계획이 연기됐다. 유성금속은 증자 납입일인 지난 15일 정정공시를 내고 신규인수계약 잔금 지급이 연기돼 취득예정일이 다음달 말로 미뤘다고 밝혔다.

빛과전자도 아직 특별한 사업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시백 빛과전자 이사는 "주거래처인 미국의 엠코아가 한국에 태양광 관련 사업을 계획중인 것으로 파악돼 먼저 정관변경을 추진한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우수씨엔에스는 지난해 말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이뤄진 이후 새 경영진이 사업목적에 △자원개발업 △의약품 △태양광 △바이오에너지 △게임 등을 추가시켰다. 회사측 관계자는 "새 경영진으로부터 아직 관련 사업내용을 내려받지 못 했다"면서 "매출이 나오는 기존 사업은 의류업이 전부인데, 사업목적을 너무 많이 추가시켜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테마주는 일단 형성이 되면 호재가 나올때마다 관련주들의 주가가 같이 움직인다. 지난해 형성된 태양광 관련주들이 대표적이다. 태양광 관련주들은 이달 중순 동양제철화학이 4800억원 상당의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을 따낸 데 이어 KCC도 952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원자력 관련주는 최근 새로 테마로 떠올랐다. 새 정부가 지난 13일 원자력 발전 기술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날도 보성파워텍 범우이엔지 등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원자력 관련업을 사업목적에 추가시키는 업체가 줄을 이을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실제로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인 카엘이 지난 15일 원자력관련 부품업을 사업목적에 추가시켰고, 이날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12월 결산법인의 정기 주주총회가 몰려있는 오는 3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사업 추진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코스닥의 작은 업체들은 실체가 없는 게 대부분인 만큼 투자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