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반등의 연속성을 기대하기 힘든 여건이라며 미국 증시의 기간 조정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18일 "설 연휴 직후 급락세를 딛고 코스피가 다시 1700P대에 근접했지만 아직까지 시장이 연속성을 가진 반등세를 나타낼 만한 여건이 성숙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무엇보다도 미국발 악재가 향후에도 상당 기간 글로벌 증시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미국 경기가 이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만일 미국 경기의 하강 국면 돌입을 전제로 한다면 작년 10월 이후 미국 증시가 나타내고 있는 조정 강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2007년 10월 고점 기록 이후 지난 1월의 저점까지 S&P 지수의 하락률은 16.3%, 하락 기간은 4개월 정도였다"며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과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가격 조정은 과거의 평균 수준(-30.2%)에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높지만 기간 조정은 충분히 진행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주가 하락 강도는 주택 대부조합 파산과 국제 유가 급등 등 현재와 비슷한 이유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나타냈던 1990년대 초반(-20%수준)과 비슷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1월에 기록했던 저점 대비 5% 정도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으며 전체적으로 가격 조정은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기간 조정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시각으로 시장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미 증시의 조정 연장 가능성으로 인해 국내 증시도 추세적인 상승보다는 저점에서의 지지력을 재차 시험받는 다중 바닥형 주가 등락 패턴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