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팀의 방문조사가 17일 저녁 전격 이뤄졌다.

이명박 당선인 관련 여러 의혹을 수사 중인 정호영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약 3시간 동안 서울 모처에서 이 당선인을 방문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번 주말(23일) 수사기간 만료를 앞두고 22~23일께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주 초반이 이 당선인을 조사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로 판단해왔다.

특검팀은 앞으로 이 당선인을 한 차례 이상 조사하기 힘든 만큼,이날 이 당선인을 상대로 BBK 주가조작 및 횡령 의혹,도곡동 땅과 ㈜다스 차명보유 의혹,상암동 DMC 특혜분양 의혹 등 주요 수사 갈래에 대해 모두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광운대 동영상 등 지난해 12월초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제기된 의혹과 DMC특혜분양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에는 특검보 3명과 수사관 2명이 참여했으며 이 당선인은 ‘피내사자’신분으로 변호인이 배석한 가운데 조사를 받았다.

이 당선인은 모든 혐의에 대해 재차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어제부터 (이 당선인측과) 조사 시기와 방식을 조율해 오늘 최종 결정했다”며 “지난해 검찰 조사 이뤄진 내용은 조사하지 않았고 이 당선인은 조사 내내 진실하고 성실있는 태도로 답변했다”고만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방문조사의 배경은 특검팀이 지난 15일 김경준씨를 회유·협박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던 김기동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부부장검사를 서울 모처에서 방문조사한 데 이은 것으로 ‘제3의 장소’를 선택해 외부 노출을 최대한 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수사 대상이 대통령 당선인으로 25일 취임식을 갖는 점 등을 감안해 최대한 예우를 갖추면서 ‘비밀수사’를 하려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팀은 조만간 이 당선인에 대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마무리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한뒤 이번 주중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 당선인데 대한 방문조사가 이뤄진 시점이 수사 완료 직전인 점을 감안, ‘이 당선인이 BBK주가조작 및 횡령 등에 연루됐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은 만큼 수사 종결 이전의 마지막 확인 작업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경준씨의 변호인인 홍선식·박찬종 변호사는 최근 “특검팀이 참고인인 김경준씨가 ‘거짓말쟁이’라는데 초점을 맞춰 수사내용을 여론에 흘리고 있다”며 특검팀의 수사에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는 만큼, BBK 주가조작 등과 관련된 특검수사의 결론이 김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지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도곡동 땅이나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와 상암동 DMC 특혜분양 과정에서도 이 당선인이 연루됐다는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사법정화위원회 문화정책개발연합 등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주말인 16일 김학근·문강배·이건행 특검보 등 수사팀 5명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특검팀이 국민이 부여한 임무대로 직분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문혜정/이재철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