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대통령과학장학생으로 선발돼 대학 4년간 학비를 지원받으며 포스텍 물리학과에 재학 중인 신성환군(21).학원 한번 다니지 않고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공부는 스스로 해야 진짜 실력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신군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중3까지 재능교육 학습지(수학,과학,영어)를 꾸준히 풀어본 것 외엔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다.그는 어릴 때부터 학습 방법의 철칙을 세워 놓았다.공부는 자기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과 원리위주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신군은 "공부의 기본은 교과서에서 충분히 얻을 수 있고 그 외에는 혼자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문점을 스스로 질문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진행해야 진짜 실력이 된다"고 말했다.그는 또 "일일이 문제풀이 방법을 가르쳐주는 과외 방식으로는 당장 그 문제를 푸는 데에 문제가 없겠지만 나중에 문제를 약간만 변형해도 못 풀게 된다"며 원리 위주의 학습방식을 강조했다.

신군은 수업 중에 따로 필기를 하지 않는다.대신 선생님에게 집중한다.필기에 의존해 자칫 선생님 말씀을 놓치는 것보다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 선생님 말씀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이유에서다.쉬는 시간이면 선생님이 강조한 것 중 간단한 키워드 몇 가지를 메모해 놓는다.시험기간이 되면 A4 1~2장 정도로 자기만의 노트를 만든다.집중력을 가지고 습득했던 수업 중 중요사항을 일일이 써 보는 방식이다.신군은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어디서 나올 것 같다든가 어떤 유형으로 바뀌어 나오겠구나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신군의 이 같은 학습 습관을 붙일 수 있었던 것은 "공부해라"고 말하는 대신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던 부모의 영향이 컸다.과학,역사,철학 등 다방면에 걸쳐 독서 왕이었던 부모님 덕분에 또래 아이들보다 많은 책을 접할 수 있었던 것도 현재의 신군을 만든 토대가 됐다.

신군의 꿈은 반도체 부문에서 최고의 과학자가 되는 것.그는 "기존 반도체보다도 속도가 1000배나 빠르다는 초전도체 분야를 연구해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