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금융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데이비드 리(李國寶.68) 동아은행 회장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주식내부거래 의혹 제기에 따라 홍콩 정부 각료직에서 물러났다.

홍콩 입법회에서 금융계를 대표하는 입법위원이기도 한 리 회장은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벌금 810만달러를 지불키로 합의한 이후 16일 도널드 창(曾蔭權) 행정장관에게 행정회의 위원직 사의를 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창 행정장관은 리 회장이 "이번 사안이 대중들의 우려를 사는 것을 우려해 사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증권거래위는 다우존스 이사인 리 회장이 지난해 4월 뉴스 코퍼레이션의 다우존스 인수설 소식을 듣고 자녀와 지인들에게 다우존스 주식을 매입토록 한 혐의를 적발, 리 회장 등 4명에게 모두 2천4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리 회장은 지난 6일 혐의에 대한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810만달러의 벌금을 납부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리 회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해온 데이비드 웹 홍콩 증권거래소 이사는 "좋은 출발"이라며 "다음에 그가 해야할 것은 입법위원직을 사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회의는 행정장관 업무를 지원하며 정부의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실질적인 내각 기구로 각각 15명씩의 최고위 관료와 비공무원 전문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