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소비심리 살아나나…美, 1월 소매판매 예상 깨고 0.3% 증가
미국의 1월 소매판매가 0.3% 증가했다. 월가에서 예상했던 '0.3% 감소'에 비하면 '깜짝 실적'이다.특히 작년 12월 소매판매가 0.4% 감소해 소비가 본격적으로 위축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됐던 것을 감안하면 안도감을 가져다주는 계기로 작용할 만했다.이를 반영해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3일(현지시간) 1.45% 올랐다.나스닥지수는 2.32% 급등했으며 S&P500지수도 1.36%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소매판매가 증가했다는 것은 아직 소비심리가 살아있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며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위축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위축된 소비심리 살아나나…美, 1월 소매판매 예상 깨고 0.3% 증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1월 소매판매 실적만 보고 경기침체에 대한 경계감을 풀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절대적이다.당장 내용이 좋지 않다.자동차 판매가 0.6% 증가했고 휘발유 판매가 2.0%나 늘었다.실질적인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백화점 판매는 1.1% 감소했다.가구와 전자제품 판매 및 식당 매출도 줄었다.휘발유 판매가 늘어난 것도 상당 부분 휘발유 가격이 상승한 탓이다.

S&P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위스는 "작년 하반기 이후 소비의 전체적인 움직임은 위축으로 모아지고 있다"며 "고용 제조업 서비스업 등 각종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만큼 1월 소매판매 실적이 불안감을 누그러뜨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소매판매가 나아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관심은 이런 호전 양상이 지속되느냐 여부다.월가에서는 오는 20일 발표될 1월 소비자물가 동향과 1월 주택착공 실적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물가가 잡히고 주택경기가 안정될 기미를 보이면 경기 불안감은 급속히 사그라질 계기를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반대로 여전히 나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소매판매 실적의 '깜짝 증가'는 말 그대로 '깜짝 현상'으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