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5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소회의실에서 '6인 회동'을 갖고 대통령직 인수위가 마련한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처리 방안을 협의했으나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양측은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오는 8일 오후에 만나 재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신당 측에서는 김효석 원내대표와 김진표 정책위 의장,유인태 행정자치위원장 등 3명이,한나라당에서는 안상수 원내대표와 이한구 정책위 의장,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 등 3명이 참석했다.또 통폐합 대상인 통일부,정보통신부,여성가족부,해양수산부,과학기술부 장관도 참석해 각자 부의 존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새 정부가 정상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신당에 조기 합의해 줄 것을 촉구했다.본회의 통과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늦어도 설 연휴 직후인 12일까지는 정부조직 개편안이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반면 신당 측은 정부 부처 재편에 대해 충분히 여론을 수렴하고,정치권 합의 과정도 거쳐야 한다고 맞섰다.

일부 부처의 존폐 문제가 쟁점이다.한나라당은 현행 18부4처를 13부2처로 줄이는 인수위의 원안 통과를 제시했다.신당 측은 기획예산처와 국정홍보처의 통폐합에는 찬성하지만 통일부와 여성가족부,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과학기술부 등은 존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최재성 신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동은 인수위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정리하는 자리였지 구체적으로 타협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며 "대안은 한나라당과 인수위가 마련해서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손학규 신당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앞서 이날 조찬 회동에서 "통일부와 농촌진흥청 폐지 등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국민이 불안을 느끼고 있어 우려스럽다"는 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인수위의 박재완 정부개혁 태스크포스팀장은 "통폐합 대상인 부의 장관들이 부 존치의 필요성을 설명했으나 설득시킬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그렇다고 절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재협상 기간을 통해 통일부 존속에 플러스 알파를 신당이 받아낼 경우 개편안에 합의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12일까지 합의가 안 되면 차기 정부가 새 장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인사청문 기간이 최소 12일은 필요해 13일 전에는 개편안이 국회에서 처리돼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일인 25일 장관을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연휴기간 모든 쟁점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양측은 8일에도 합의되지 않을 경우 12일 전까지는 계속 협상한다는 방침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