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의 대명사로 부각된 '와인'에 경고등이 켜졌다.와인의 발효 운송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성되는 에틸카바메이트의 발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와인 중 에틸카바메이트의 함량 기준을 제한하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고시 개정안을 입안예고했다.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난해 에틸카바메이트를 기존 2B 등급(발암성이 의심되나 동물에서의 발암성 증거가 불충분)에서 2A 등급(발암물질로 추정되며 동물에서 발암성 증거가 충분)으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유럽미래연구소가 유럽10개국 48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매일 와인을 한 잔씩 마시면 대장암 위험이 10%,두 잔씩 마시면 2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매일 와인 한 잔이면 심장병과 전립선암 예방 등에 좋다는 믿음을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에틸카바메이트는 저장기간이 길고 숙성 온도가 높을수록 함량이 올라간다.특히 수입 와인의 경우 선박 등에 실려 들여올 경우 증가될 가능성이 커진다.유럽지역 내에서 육로로 운송되는 와인의 경우에 에틸카바메이트 기준을 초과하는 게 거의 없는 것이 그 증거다.

이 밖에 포도밭에 질소 비료를 다량 살포하거나 에틸카바메이트를 많이 생성하는 특정 효소 균주를 썼을 때 함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식약청이 마련한 기준은 '알코올함량 15% 미만인 포도주 제품의 에틸카바메이트 함량은 30㎍/㎏(30ppb) 이하'다.다른 과실이 첨가된 포도주,포도주에 순수 알코올을 넣은 제품,당분을 넣어 포도즙과 함께 발효시킨 포도주는 이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이 기준에 따르면 에틸카바메이트 30ppb 함량 와인을 매일 559∼694㏄ 마신다고 가정할 경우 50년까지는 발암 가능성에서 안심할 수준이라고 식약청 관계자는 설명했다.담배 한 개비에 300ppb의 발암물질이 들어있는 것을 감안해도 미약한 수준이다.그러나 포도주도 엄연한 알코올로서 절제해 마시기 힘든 만큼 상습적인 음용은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와인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와인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이 중 수입산이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식약청이 지난해 하반기 수거,조사한 결과 112종의 와인 중 6종(5.36%)이 새로 신설된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