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코스피 지수는 14.4% 하락하면서 월간 기준으로 1980년 이후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세계 주요 증시들 중에서도 홍콩과 독일을 제외하고 가장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정작 이번 조정의 진원지인 미국 증시의 하락률이 5%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증시의 하락은 과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4일 "美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신흥시장 전체가 받는 타격은 클 수 있지만 현재의 국내 증시는 아직 닥치지 않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지나치게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는 요인은 철저히 심리적인 측면이 강하다면서, 공포가 시장을 억누르고 있다고 판단했다.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변동성 지표가 MSCI신흥시장의 경우 지난 2001년 9/11 테러 수준까지 상승해 있다고 소개.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신흥시장의 투자심리가 9/11 테러 상황과 비슷한 수준으로 얼어붙어 있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국내 기업실적이 전년 대비 약 11% 증가할 것이란 전망 하에서 적정 주가는 1950선이며,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상황이 악화돼 실적 개선폭이 4~5%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해도 적정 주가는 1715포인트라고 밝혔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주당순익(EPS) 증가율이 수년간 '제로'에 머물다고 가정해도 적정선은 1540선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따라서 1600선 이하는 경기나 펀더멘털 잣대로는 설명하기 힘든 과매도 국면"이라면서 "지나친 공포 심리로 주가가 현 수준에서 추가 하락하더라도 추격 매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쪽으로 치우치기 보다는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하다면서, 다행히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완화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매도가 잦아든다면 국내 증시 내부적인 수급으로는 붙어볼만한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주에도 주식시장이 기술적 반등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