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사는 도시를 '몸짓'으로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독일의 세계적인 현대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무용단 탄츠 테아터가 터키의 이스탄불을 소재로 한 작품 '네페스'로 한국 관객을 찾는다.

피나 바우쉬는 1986년 '빅토르'(로마)를 첫 작품으로 지금까지 14개의 '도시 시리즈'를 발표했다.

국내 관객들에게는 이 중 '마주르카 포고'(포르투갈),'러프 컷'(한국)을 선보였다.

'숨'이라는 뜻의 네페스는 피나 바우쉬가 이스탄불 국제연극제와 이스탄불 문화예술재단의 위촉을 받아 만든 작품.

그가 2002년 여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무용수 30여명과 함께 3주간 체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터키의 종교적이고 정치적인 긴장감을 배제한 채 그 곳 사람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편안한 인상을 담아냈다.

피나 바우쉬의 예전 작품들이 풍자적이고 냉소적인 반면 '네페스'에서는 유머와 희망,행복 등의 긍정적인 시선이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피나 바우쉬는 이 작품을 통해 움직임의 미학과 몸의 아름다움을 살리려 했다.

'네페스'의 무대 디자인은 피나 바우쉬와 오랜 기간 예술적 동반자의 길을 걸어온 피터 팝스트가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물과 여백을 강조한다.

특히 물을 이용해 인간의 생명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검은 색의 단조로운 무대 위에 물이 잔잔히 차 오르기도 하고,이슬비와 폭우가 번갈아 무대를 적시기도 한다.

20명에 달하는 무용수가 출연하지만 대부분의 장면이 앙상블보다는 듀엣과 솔로로 구성돼 있다.

터키의 전통 음악에서부터 클래식 기타 음악,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 등 국적과 장르가 다른 음악들을 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묘미다.

3월 13~16일 LG아트센터.

4만~12만원.

(02)2005-0114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