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이 30일(현지시간) 연방 기금금리를 시장의 예상대로 0.50%포인트 추가 인하함에 따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외환시장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매도세를 완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금융시장 전반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금리인하로 인해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의 위험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본격적으로 반등에 나서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라고 분석했으며, 외환시장도 금융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최근 급등세에서 돌아서 하락세로 복귀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31일 주식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의 영향에 투자심리가 안정된데다 연기금이 수급에 가세하면서 상승세를 시현,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35.62포인트(2.24%) 급등한 1,624.68, 코스닥지수는 5.73포인트(0.95%) 오른 608.84로 각각 마감됐다.

이날 국내 증시의 수급여건은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억원 가까운 매수우위를 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주식매입에 나선데다 외국인 매도세도 순매도 규모가 219억원에 그치는 등 완화되면서 크게 호전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 충분히 예상된 것인데다 경제 전반이나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이른바 `양날의 칼'이라는 점에서 향후 반등 모멘텀이 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현 시점에서 추가하락을 막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와 함께 미국 금리 인하를 앞두고 관망세를 유지했던 채권시장도 이날 강세를 보여 지표물인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5.11%로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최근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하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한국은행도 금리인하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상승세로 출발했던 달러화 대비 원화환율도 개장초 한때 급등세를 보였으나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되면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하락세로 반전돼 전날보다 0.80원 하락한 943.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가 채권, 외환시장에는 미리 반영됐고 주식시장도 단기적으로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이지만 금융시장이 글로벌 금융경색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