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급락장에서도 한국 증시 간판주로 부활하고 있다.

30일 삼성전자는 코스피지수가 2.98%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1만3000원(2.33%) 오른 57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도체 D램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덕분이었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나 독일의 키몬다도 전일 각각 4%,7% 올라 삼성전자 상승세를 부추겼다.

이날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은 84조1077억원으로 늘어나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시총 비중이 10.52%로 높아졌다.

작년 8월22일(9.99%) 10% 밑으로 떨어진 이후 108거래일 만이다.

이로써 우선주를 합친 전체 시총 비중은 11.68%로 높아졌다.

올 실적 개선에다 펀드당 편입한도인 '10% 룰' 적용 제외를 통한 수급 개선으로 주가는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어지는 '굿 뉴스'

일본 엘피다와 도시바는 지난 29일 악화된 3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하며 삼성전자의 높은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앞으로도 삼성전자의 선행투자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가 지속되면서 수익성 우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삼성전자 강세의 주된 배경은 이달 들어 나타난 D램 가격 반등이다.

512Mb DDR2 가격은 연말 0.93달러에서 29일 1.09달러로 17%나 올랐다.

D램 가격은 이미 바닥을 지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엘피다 기업설명회에서 나온 D램 가격 전망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피다는 올 2분기에 1기가바이트(Gb) 기준 D램 가격이 현재 2.2달러에서 3.5~4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팀장은 "삼성전자 현재 PBR(주가순자산비율)는 1.8배로 과거 추세를 볼 때 바닥권"이라며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는 2월 중국 춘절(설) 이후 D램 가격이 한차례 출렁거리며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 연구위원은 "주가는 절대적으로 싼 수준이지만 상반기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펀드 수급 지원도 기대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10%를 돌파해 펀드의 추가 편입도 기대된다.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및 시행령 등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펀드당 한 종목을 전체 자산의 10%까지만 편입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다만 10%를 넘어설 경우 종목의 전월 평균 시총 비중까지 편입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이번 월평균 삼성전자 시총 비중은 이날 10.18%로 높아졌다.

다음 달에는 추가 매수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작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는 10% 아래로 떨어져 초과 보유 물량을 정리해야 하는 처지에까지 몰렸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벤치마크지수를 추종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를 추가 편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10% 룰 상으로도 추가로 사들일 여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최근 기관투자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중국 관련주의 수익률이 워낙 나빠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쪽으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은 대세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과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각각 72만원과 71만원을 제시했다.

하이닉스에 대해서도 D램가격 추이를 따라 단기매수(트레이딩바이)할 것을 권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