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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플라자] 부품소재기업 M&A 로드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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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양우 < 부품소재 투자기관協 상근부회장 >

    최근 기업경영의 최대 화두는 M&A(인수.합병)일 것이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기업들의 공격경영 다짐도 쏟아지고 있으며 이들이 그리는 구상의 상당부분은 M&A를 통해 실현될 수 있을것이다. 부품소재기업도 글로벌 M&A를 통한 성장추세에 합류해야 하지만 문제는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우리 부품소재기업의 기술 수준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와 있어 정보통신,바이오,나노 등 신생기술 분야에서는 일본 등 선진국에서 오히려 관심이 더 높을 정도다.

    그런데도 우리 부품소재기업들의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또는 세계 진출전략을 어렵게 하는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부품소재기업 자신의 문제다.

    기술 도입이나 세계시장 진출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엔지니어 출신인 부품소재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수년간 특정기술개발에 매달려온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술이나 경영을 설명하는 방식도 주관적이고 일방적이다.

    수요기업과 투자자를 상대로 세계시장에서의 기술 선도력,지속적 기술의 보완 내지 개발능력,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것이 안 되는 것이다.

    둘째는 이런 문제를 가진 부품소재기업을 도와줄 전문기관이 발달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부품소재기업이 전략적 제휴선이나 M&A 필요성을 느낀다 해도 대상기업을 찾거나 이를 검증하는 문제는 해당기업의 역량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M&A건,마케팅이건,기술개발이건 이것을 최고의 수요자와 연결시키는 능력을 시장에서 구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부품소재기업의 M&A를 통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선 우선 투자를 끌어낼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M&A는 기업 간에 이해가 맞았다고 성사되는 것이 아니다.

    그 일을 가능하게 하는 투자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이 자금을 정부가 지원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민간자금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선행투자금의 형성은 정부가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1000억원 규모의 부품소재기업 M&A 전문펀드를 만든다면,이 펀드를 중심으로 M&A를 성사시키기 위한 선행투자가 이뤄지게 되고,이 선행투자를 중심으로 1조원 이상의 M&A 투자자금이나 해외자금 유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국내 부품소재기업 CEO들의 부족한 네트워크를 보완해줄 수 있어야 한다.

    M&A나 전략적제휴 모두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비즈니스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IT(정보기술),바이오,나노 등 신생기술분야에서는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다.

    전세계 기술혁신형 기업의 리더들이 한국에 모여 필요한 기술제휴나 공동개발을 논의하는 컨퍼런스를 제공하고 그 결과물로서 아시아 기술허브 한국을 알게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전문적 서비스기관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가령 A라는 나노기술개발 업체가 기존의 기능성 섬유를 훨씬 능가하는 최첨단 소재를 개발했다고 치자.이러한 기업들은 곧 경영위기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금조달도 마케팅도 잘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요기업으로 하여금 이 기술을 채택하게 할 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자신이 제품을 만들어 팔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은 시장에서 이것을 가능하게 할 전문적 서비스를 살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

    과거 정부가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창업지원정책을 만들어 냈듯이 M&A나 전략적 제휴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이 절실한 이유이다.

    직접 또는 세제(稅制)를 비롯한 간접지원 모두를 한시적으로라도 동원해서 전문적 서비스를 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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