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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하르토 前인도네시아 대통령 지병으로 사망 … 32년 철권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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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과 폐기능 이상으로 인한 빈혈과 혈압저하 증상으로 27일 사망한 수하르토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장기집권하며 경제 발전을 일궈낸 강한 지도자이면서도 인권 탄압과 부정부패를 자행한 독재자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네덜란드 통치기였던 1921년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수하르토는 고교 졸업 후 네덜란드 식민지군에 입대,부사관으로 출발했으나 일본이 인도네시아 군도를 점령하자 일본군이 조직한 방위군에 재입대해 장교로 임관했다.처음엔 다른 식민지인들처럼 일본군을 환영했지만 1945년부터 항일투쟁으로 전향했다.

    인도네시아 군도가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후 신생 인도네시아공화국에서 육군 참모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그는 1965년 공산주의자들이 일으킨 9·30쿠데타를 무력으로 진압한 후 실세로 떠올랐다.1966년 3월 당시 수카르노 대통령으로부터 대권을 이양받고 1967년 제2대 대통령에 선출된 수하르토는 1998년 인도네시아판 '피플파워'로 축출되기까지 여섯 차례 대통령으로 32년간 권좌를 지켰다.

    수하르토 집권기의 인도네시아는 연평균 7%의 고도성장을 경험했다.이 때문에 수하르토는 국민들로부터 '개발의 아버지'로 추앙받기도 했다.그는 외자유치를 목적으로 '신체제'를 주창하며 반제국주의와 비동맹 외교 노선을 폐기했다. 철저한 반공주의자로 냉전체제에서 미국의 믿음직한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공산' 중국과도 단절해 자국 내 화교의 공직 진출 금지,중국어 사용 제한 등의 정책도 펼쳤다.

    그러나 수하르토 정권 하에서 그의 친인척과 군인,집권 골카르당은 이권사업에 뛰어들며 정경유착과 부패를 낳아 인도네시아를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로 이끌었다.

    그는 1998년 3월 또다시 대통령을 노리고 출마,당선됐지만 루피아화 폭락과 그에 따른 물가 폭등으로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폭동과 소요 사태가 끊이지 않자 결국 1998년 5월에 하야했다.

    퇴임 뒤인 2000년 수하르토는 집권 기간 6억달러가량의 공공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건강 악화로 재판이 중단됐다.부패감시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는 2004년 수하르토를 '20세기 가장 부패한 정치인'으로 규정하고 그가 재임 때 국고에서 빼돌린 금액이 무려 150억~3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그러나 최근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지도층이 "그를 용서하자"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수하르토는 하야 후에도 그의 각료들 중 상당수가 새 정부에 잔류하면서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을 계속 미쳐왔다. 2006년 5월 여론조사기관 '서베이 인도네시아'가 수하르토 퇴진 8년을 맞아 실시한 조사 결과 인도네시아 국민 상당수가 부정부패와 인권유린에 대한 아픈 기억에도 불구하고 수하르토 정권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광진 기자/연합뉴스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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