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탑이 원유 무역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대규모 사채를 발행키로 결정하면서 또 다시 경영권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업 계획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데다 최근들어 경영권 변동이 너무 잦아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모빌탑은 899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모 발행할 예정이다. 모빌탑의 시가총액(24일 종가 기준 164억원)과 견줘 5배가 넘는 대규모 사채 발행이다.

여기에 CB와 BW의 전환가액과 행사가액은 각각 1만5000원으로 현 주가(24일 종가 기준 4350원)보다 3배나 높다. 전환가액이나 행사가액이 이처럼 높게 책정되는 경우는 드물다. 사채에 표면이자는 없으며, 만기이자율은 연 3%이다. 주식으로의 전환은 납입일인 다음달 4일로부터 1년 후 가능하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사채의 규모가 워낙 커서 만기에 회사가 이를 갚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실질적으로 사채를 배정받는 사람이 경영권을 인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높은 전환(발행)가액과 낮은 이자율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모빌탑의 사채를 넘겨받을 이는 졸라드 페트롤리엄(Jolade Petroleum Limited)과 아나피트(Anopit Limitd)의 최대주주인 강광남씨다. 강씨가 보유하고 있는 이들 회사는 나이지리아에서 원유무역 중개업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모빌탑이 지난 23일 공시를 통해 밝힌 원유 중개사업도 강씨가 소유한 이들 회사와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모빌탑은 사업 진행금으로 80억원을 강씨의 회사에 우선 지급하고, 향후 2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 대가로 모빌탑은 3년 동안 1배럴당 1달러를 받게 된다. 강씨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원유무역 중개업에 대한 권리는 월 400만배럴이라고 회사측은 밝힌 바 있다.

증권사의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정확한 사업 내용이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과거 헬리아텍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것 같아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모빌탑은 최근 1년간 경영권이 두 번이나 변경됐다. 현재의 경영진은 지난해 9월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고 같은해 11월에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된 코스닥 상장사 아더스의 경영진으로 구성돼 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