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다빈치 코드'라는 소설이 엄청난 히트를 쳤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자신의 작품에 성배와 관련된 비밀을 숨겨놓았고 이 비밀을 찾아간다는 아주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

여기서 코드는 암호를 의미한다.

이 암호를 제대로 풀어야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책 '카탈리스트 코드(Catalyst Code)'(데이빗 에번스ㆍ리처드 슈말렌지 지음,김태훈 옮김,한스미디어)에는 과연 어떤 비밀이 담겨 있을까?

카탈리스트는 우리말로 촉매를 의미한다.

촉매란 성질이 다른 둘 이상의 물질 사이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도우미다.

카탈리스트 비즈니스란 결국 둘 이상의 고객그룹 사이에 상호작용을 일으키거나 촉진하는 비즈니스를 의미하며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결혼중개업체,신용카드업체 등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 카탈리스트 비즈니스에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고 저자들은 이야기한다.

첫 번째 유형은 '중개자'다.

중개자의 목표는 고객의 거래성사에 있다.

옥션의 경우가 가장 좋은 예다.

인터넷 경매업체인 이베이의 경우 물건을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고자 하는 사람 간의 거래를 관리해 주며 이를 통해 수수료 수입 등을 얻고 있다.

얼마나 안전하게 이 거래를 성사시키는가,얼마나 싼 수수료를 받는가가 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두 번째 유형은 '관중동원자'이다.

이 유형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장(場)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TV,신문,잡지 등이 주로 이 유형에 속한다.

광고를 해야 하는 광고주 입장에선 이 관중 동원자형 카탈리스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유형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모일 수 있게 하는가다.

세 번째 유형은 '비용저감자'다.

이 유형의 목적은 효율성 증대에 있다.

대형 쇼핑몰의 경우 입주한 점포들은 배관과 배전망 등의 공통설비뿐만 아니라 고객들을 위한 주차장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쇼핑객들은 다양한 판매점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혜택을 누린다.

물론 이 세 가지 유형은 완전히 독립적이라기보다는 어느 정도 성격이 중첩된다.

이러한 카탈리스트 원리를 충실히 실천한 기업들은 모두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라섰다.

책의 부제가 말해주듯이 카탈리스트는 오늘날 경제에서 가장 성공적인 비즈니스 원리인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이베이,도코모 등 최고의 기업들은 모두 카탈리스트 전략으로 성공을 구축했다.

최근의 경우만이 아니다.

저자들이 말하 듯이 고객과 판매자를 연결해주는 시장이야말로 카탈리스트의 원형이다.

저자들은 성공적인 카탈리스트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한 코드(암호)를 3~8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각 장의 제목이 바로 코드인데 제목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플랫폼 커뮤니티를 파악하라,가격구조를 결정하라,성장을 위한 카탈리스트를 설계하라,수익성에 집중하라,다른 카탈리스트와 전략적으로 경쟁하라,실험하고 진화하라.

국내에 처음으로 카탈리스트 원리를 소개한 이 책은 최근 침체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와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경쟁력과 차별화 제고를 위해 하루에도 수백 번씩 고민하는 이들에게 비즈니스의 원형이자 가장 성공적 원리인 카탈리스트가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줄 것이다.

310쪽,1만8000원.

문지원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