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컬렉터 겨냥 대거 유입... 올해 1조원대 예상

해외 미술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품 총 수입액은 7억5641만달러(약 7170억원)로 2006년 2억1000만 달러의 3.5배,2005년(9400만달러)에 비해서는 7.6배나 폭증했다.

지난해 국내미술시장을 주도했던 경매 낙찰총액 2200억원의 3배가 넘는 외국작품이 수입된 셈이다.이 가운데 그림이 6억2273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조각 1억1857만달러,판화 1511만달러였다.

미술품 수입이 늘고 있는 것은 국내 작품값이 단기간 급등한 후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수 컬렉터들이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이 적은 외국작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명 외국작가의 작품은 이미 국제 시장에서 검증을 받은데다 수요층도 넓은 만큼 투자가치가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이에따라 오페라갤러리,국제갤러리,마이클슐츠,서미앤투스,박여숙화랑,뤼미에르,D옥션 등 외국 미술품 전문화랑과 경매회사를 중심으로 ‘해외미술품 VIP마케팅’를 통해 수요층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의 미술품 구매를 대행해 왔던 서미앤투스의 경우 지난해 2월 런던 소더비 현대미술 경매에서 독일 추상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을 270만 파운드(52억원)에 들여온 것을 비롯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윌렘 드쿠닝 등 유명작가의 작품 총 870만파운드(약 168억원) 어치를 수입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영국의 인기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20여점을 한꺼번에 수입하기도 했다.그 가운데 ‘점 회화(Spot Painting)’‘요(Oy)’‘깨끗한 인생(Clean Life)’ 등은 점당 수억원부터 수십억원대의 작품들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오페라갤러리 서울점은 60억원대의 피카소 작품을 비롯 르누아르,고갱,샤갈, 뒤피, 아르망,보테로, 로베르 콩바스,천원보, 왕광이 등 서구 및 중국 작품 130여점을 들여와 전시 판매하고 있다.이들 작품 가격은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갤러리 역시 지난해 10월 개관 25주년 기념전에 350억원 짜리 알랙산더 칼더 조각을 비롯해 게르하르트 리히터,데미안 허스트 등 인기작가 16명의 작품 30여점(보험가액 1000억원 추산)을 수입했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 될 전망이다.해외미술 전문화랑뿐 아니라 일반 화랑들까지 가세,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다양한 해외전시를 열 계획이다.갤러리 현대(쥴리앙 슈나벨·탕즈강),학고재화랑(장 피에르 레이노),아트사이드(런사오칭·펑정지예·마오쉬휘),카이스갤러리(개리 시몬스·맥기니스),박여숙화랑(크리스토·장클로드),표화랑(라티엔루) 등이 해외작가전을 열거나 준비 중이다.이들 전시를 포함해 현재 계획중인 해외전시는 지난해의 50여건 보다 두배 정도 많은 100여건으로 추정된다.

김창실 선화랑 대표는 “국내에 들여오는 해외 미술품은 수작보다는 작품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작품을 구입하기 전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