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새로운 뇌관으로 등장한 채권보증회사의 신용위기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은행들이 공동으로 미국 1,2위의 채권보증사(모노라인) 인 MBIA와 암박(Ambac)파이낸셜에 대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은 마비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23일(현지시간) 3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던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1~2시간 만에 298.98포인트 상승하는 드라마틱한 장세를 연출했다.

뉴욕주 보험 감독당국은 이날 은행들과 모임을 갖고 자본 고갈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한 채권 보증업체들의 자본 확충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은행들은 채권보증 1,2위 업체인 MBIA와 암박에 대해 총 150억달러의 자본을 은행들이 공동으로 확충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중 50억달러는 은행들의 합의가 이뤄지는 즉시 투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렇지만 은행별로 어느 정도의 자금을 부담할지에 대해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앤드루 마이스 뉴욕주 보험 감독당국 대변인은 "에릭 디날로 보험국장의 중재로 성사된 몇몇 은행과의 협의는 채권보증업체들을 안정시키고 금융시장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보증업체들에 대한 신규 자본 투입이 이뤄지면 미국 최대 채권보증업체인 MBIA 등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 이들 업체가 보증한 2조4000억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 하락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들 업체가 보증한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어 이들 회사의 보증을 통해 채권을 발행하는 지방자치단체 등의 자금 수급에도 숨통이 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증 여력 고갈로 부도 위기에 몰렸던 ACA도 오는 2월19일까지 보증채권에 대한 담보 설정을 유예받은 상태다.

MBIA와 암박 등 채권보증회사들은 'AAA'라는 뛰어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의 지급을 보증해왔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가 포함된 채권에 보증을 하다가 손실분을 물어주는 상황이 발생해 자본이 급속히 줄었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주 암박이 10억달러의 자본 확충에 실패하자 신용등급을 종전 'AAA'에서 'AA'로 떨어뜨렸다.

암박이 보증했던 채권 상당수의 신용등급도 동반 하락했다.

채권보증사가 보증한 채권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채권을 발행한 지방자치단체나 회사의 금리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일부 투자자들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보유 채권을 매각해야만 해 채권시장 전체에 큰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우려돼 왔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

[ 용어풀이 ]

모노라인(monoline)=채권 발행자가 부도날 경우 원금과 이자를 지급해주는 보증기관. MBIA나 암박이 가장 크다.

이들은 자본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보증업체여서 모노라인이라 불린다.

부동산과 같은 각종 재산이나 재해 등과 관련한 위험까지도 보증해주는 기관은 멀티플라인(multiplelines)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