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이 18홀 라운드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홀은 어디일까.

1번홀,18번홀?

뜻밖에도 두 번째 홀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프로데뷔 14년차인 허석호(35ㆍ크리스탈밸리CC)는 "경험을 통해서 볼 때,그리고 일본에서 혈압전문 의사와 라운드하면서 실제로 측정한 결과 두 번째 홀에서 혈압이 가장 높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혈압이 평상시보다 갑자기 높아진다는 것은 순간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고,이는 곧 중압감을 느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허석호는 지난해 일본에서 모 병원 의사와 라운드를 하면서 홀별로 혈압을 재보았다.

그 결과 다른 17개 홀보다 두 번째 홀에서 혈압이 가장 높게 측정됐다.

평상시 혈압이 120㎜Hg인 사람이 두 번째 홀에서는 130㎜Hg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는 허석호뿐 아니라 다른 골퍼들도 마찬가지였고,프로나 아마추어 골퍼 모두 해당됐다.

두 번째 홀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은 1번홀의 여파로 풀이된다.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준비가 덜 된 탓에 1번홀 스코어는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오기 마련이다.

예컨대 평소 90타대 스코어를 내는 골퍼들도 첫 홀에서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를 하는 일이 많다.

그 경우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그것이 다음 홀 티잉그라운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

또 1번홀에서 '하이 스코어'를 내지 않았더라도 목표한 스코어를 내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2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는 '이번 홀에서는 잘 쳐야지' 하는 생각으로 긴장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라운드를 할 때는 두 번째 홀에서 조심해야 할 듯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