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 고정거래가격이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최근 대만 반도체업체 프로모스가 사실상의 감산(減産) 결정을 내리면서 'D램 시황 안정'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업계는 본격적인 D램 가격상승의 시발점이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22일 대만의 온라인 반도체 중개사이트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말 512Mb DDR2 D램 고정거래가격은 0.91달러로 1월 초 가격(0.88달러) 대비 3.7% 올랐다.

고정거래가는 D램 제조사와 휴대폰 PC 등 세트업체가 맺는 장기 공급계약에서 책정되는 가격이다.매달 두 차례씩 결정되는 이 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해 8월 2.19달러를 기록한 이후 5개월 만이다.D램 가격은 2006년 이후 업체들이 잇따라 증산에 나선 후유증으로 지난해 초부터 급락세를 보여왔다.지난해 9월 말 1.75달러를 기록한 이후 12월 말에는 1달러 밑까지 추락했으며 이달 초까지는 0.88달러에 거래됐다.

이번에 D램 가격이 반등한 것은 프로모스가 10일간의 설 연휴를 갖고 공장 가동을 중단키로 하는 등 감산에 나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프로모스에 이어 난야 파워칩 등 나머지 대만업체들도 감산에 나설 경우 고질적인 'D램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이다.실제 프로모스의 감산 결정 이후 D램 현물거래가격(512Mb 기준)은 17일 1.00달러를 기록한 이후 21일 1.15달러까지 치솟았다.

업계는 그러나 이번 가격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장기적으로는 D램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 국면에 접어들겠지만 아직까지는 공급과잉이 덜 해소됐다는 점에서다.하이닉스 관계자는 "프로모스에 이어 또 다른 후발업체가 감산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1분기 말까지는 가격이 급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2분기 중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