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KBS SBS 등 지상파TV가 인터넷TV(IPTV) 업체에 제공하는 콘텐츠를 속속 유료화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TV와 위성방송 업체들이 콘텐츠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자체 역량 강화에 발벗고 나섰다.

MBC가 지난 16일 하나TV(하나로텔레콤) 메가TV(KT) 등 인터넷TV에 제공하는 드라마 등 자사의 일부 콘텐츠를 유료화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KBS와 SBS도 일부 콘텐츠를 유료화할 방침이다.

하나로텔레콤 KT 등 인터넷TV 업체들은 이 같은 정책에 반발하면서도 지상파TV 콘텐츠 없이는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어려워 도리 없이 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이번 지상파TV와 IPTV 업체의 갈등에서 보듯 막강한 콘텐츠의 힘은 향후 방송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케이블TV나 위성방송 등이 최근 자체 콘텐츠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이는 곳은 케이블TV 업계다.

특히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직접 만든 국산 드라마가 급증하고 있다.

판권료가 비싼 외국 드라마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치열한 콘텐츠 싸움에서 한 발 앞서 나가기 위한 움직임이다.

온미디어 CJ미디어 등 대형 PP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대거 늘린다는 계획이다.

PP협의회도 올해를 '자체 제작 프로그램 원년'으로 선언하고 2012년까지 프로그램 자체 제작 지원 및 디지털 장비 구축에 총 2조173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케이블넷도 '수산일번지 통영'이라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5개월 동안 직접 만드는 등 자체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도 IPTV 사업자이자 자사의 최대주주인 KT와 손잡고 콘텐츠 확보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스카이라이프와 KT는 해외 스포츠 중계권을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IB스포츠와 컨소시엄을 구성,콘텐츠 전문 투자유통회사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스카이라이프 KT 등은 새로 설립하는 회사를 통해 해외 스포츠 프로그램,영화,드라마,오락 프로그램 등 전반적인 콘텐츠를 유통하고 제작에도 간접으로 투자할 예정이다.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