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프간 한국 대사관 "한국인 피해 없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시내 중심부에 있는 고급호텔에 14일 저녁 탈레반 대원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이 폭탄과 소총 공격을 가해 최소 4명이 사망했다고 외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간 내무부는 이날 오후 6시12분께 카불 중심가의 세레나 호텔에서 자살폭탄과 수류탄, AK-47 소총 등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폭탄을 터뜨리고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제마라이 바샤리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오늘 공격으로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며 "먼저 자살폭탄 공격이 있었고 이어 2차 폭발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망자는 호텔 경비원 2명과 자살폭탄 대원 등 괴한 2명 등이었으며, 부상자 가운데는 노르웨이 국적의 일간지 기자와 노르웨이 외교부 직원이 포함됐다.

노르웨이 일간 다그블라데트는 아프간을 방문중인 외무장관을 동행 취재하던 자사의 카르스텐 오마센 기자가 총격을 당해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호텔 지하에 머물고 있던 요나스 가르 스토레 외무장관 등 노르웨이 방문단 일행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폭발 당시 호텔 헬스클럽에 있었다는 한 미국 여성은 로비 근처에서 시체와 함께 낭자한 피를 목격했다고 말했고, 호텔 근처에 있던 목격자는 "한 남자가 경비원을 살해하고 호텔로 들어선 뒤 폭발이 있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두 명이 수류탄을 던져 2명의 경비원을 살해했으며 자살폭탄 대원이 호텔 로비로 진입해 폭탄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호텔을 습격한 괴한들의 정체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지만 탈레반 측은 이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AP 통신과 통화에서 "1명의 자살폭탄 대원과 수류탄을 소지한 3명의 대원 등 4명이 공격에 가담했으며, 이들은 수류탄을 터뜨리고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괴한들의 습격을 받은 세레나 호텔은 카불에서도 가장 치안이 보장된 지역에 위치해 있다.

호텔 관계자는 2001년 미국의 공격으로 탈레반이 권좌에서 쫓겨난 이후 괴한의 습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지 한국인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아프간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상황을 파악했지만 다행히도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난 해 한국인 인질 사태 이후 현지에서 활동하던 비정부기구(NGO) 봉사단 등이 대거 철수한 가운데 지금은 아프간 현지에 기업인 등 80여명의 한국인이 체류하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