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팀이 14일 전격 압수수색한 승지원은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이자 삼성그룹 영빈관이다. 승지원은 1987년까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자택으로 사용되다가 이건희 회장의 취임 직후인 1988년 지금의 모습으로 개조됐다.

이건희 회장은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받는다는 의미에서 '승지(承志)'란 이름을 붙였다. 승지원은 대지 300평에 건평 100평 규모로 단층짜리 한옥 1채와 2층짜리 양옥 1채 등 2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양옥 건물 1층은 회장 비서실 소속 직원들과 경비직원들의 숙소로 사용되며 2층은 고 이병철 회장의 유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외부 손님을 맞는 영빈시설은 한옥에 마련돼 있다.

이건희 회장은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28층에도 집무실이 있지만 대부분의 업무는 승지원에서 본다. 국내외 유력 인사도 이곳에서 접견한다. 1998년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 빅딜 협상이 있을 때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이곳을 자주 들렀다.

2005년 2월에는 강신호 당시 전경련 회장과 현명관 상근부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이 승지원을 방문,이 회장에게 전경련 회장직을 맡을 것을 권유했었다.

또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 회장(2001년),주바치 료지 소니 사장(2005년),제임스 호튼 미국 코닝 회장(2006년) 등 해외 유력 인사들과의 만남도 승지원에서 이뤄졌다. 삼성그룹 경영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매년 2∼3차례씩 이 회장이 주재하는 그룹 계열사 사장단 회의가 승지원에서 열린다.

이 회장이 최근 제시한 새 경영화두인 '창조경영'도 2006년 6월 승지원에서 열린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나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