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값 폭등… 돌반지가 14만원

국제시장에서 연일 금값이 폭등하면서 국내 금은방에도 비상이 걸렸다.작년 1월에 8만~9만원 하던 돌 반지가 1년 새 14만원으로 오르자 손님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13일 귀금속판매업중앙회가 고시한 국내 순금 소매 평균가격은 3.75g당 12만9000여원을 기록했다.작년 1월 8만~9만원에서 1년 새 40% 가까이 뛰었다.올 들어서만도 1만원 상승했다.이에 따라 세공비가 포함되는 돌 반지 가격은 14만원대에 육박하고 있어 이대로 가면 웬만한 장식 돌반지는 15만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판매업자들은 전망했다.

◆국제 금값 연일 폭등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900달러를 넘어섰다.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 은 등 귀금속 시장에 몰리고 있다.달러화 가치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올해 안에 금값이 1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2월인도분 금값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장중 온스당 900.10달러를 기록,900달러 선을 넘어섰다.금 가격은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날보다 4.1달러(0.5%) 오른 897.7달러에 마감돼 종가 기준으로 4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작년 1월 온스당 650달러 선이었던 금값은 1년간 32% 급등했다.금년 초 857달러에 출발한 금값은 올 들어서만 40달러 이상 뛰었다.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툴) 사태로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금이 안전한 투자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이어진 달러 가치 하락세도 금값 급등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벤 버냉키 미 FRB의장은 지난 10일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강력히 시사했다.

이로 인해 미 달러화 가치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측되자 달러 자산에서 금 등 상품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미국의 재정 적자로 달러화가 약세에 진입한 2001년부터 금값은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금은 물론 다른 귀금속 가격도 치솟고 있다.은 3월물 가격은 지난 주말 전날보다 9.5센트 오른 온스당 16.37달러에 마감돼 2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백금(플래티넘)도 지난 10일 뉴욕상품시장에서 최고치인 온스당 1564달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금값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분석기관인 CIBC는 올해 금값 전망을 온스당 평균 800달러에서 875달러로 높이고 2009년 예측치도 850달러에서 10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금값은 인플레를 감안한 사상 최고가인 1980년 1월의 온스당 2115~2200달러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금은방은 썰렁

국제 시세를 반영해 국내 금값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자 금은방이 몰려 있는 종로5가 일대는 개점휴업상태다.

작년 이맘 때보다 금값이 두 배 가까이 치솟으면서 돌반지 대신 현금이나 다른 선물로 대신하고 결혼이나 약혼예물 수요도 크게 줄어들고 있어서다.

요즘 종로5가 일대 금은방에서 별다른 장식도 달려 있지 않은 '기본형' 돌 반지의 가격은 12만원 선,고추 장식 등이 달려 있는 것은 무려 14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한종찬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부장은 "돌 반지 3.75g(1돈)이 12만~13만원까지 오르자 손님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많다"고 말했다.

김유미/장성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