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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에드먼드 힐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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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베레스트산을 최초로 오른 에드먼드 힐러리 경(卿)이 추앙을 받는 것은 그의 겸손함 때문이다.영국 여왕으로부터 '경'이라는 최고의 작위를 받았으면서도 스스로를 늘 평범한 사람이라고 낮추며 행동했다.그가 쓴 두 권의 자서전 '모험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Nothing venture,Nothing win)''정상에서의 조망(View from the summit)'을 보면 그의 꾸밈없는 평범함이 진정으로 다가온다.

    힐러리 경은 꿈과 희망도 얘기하곤 했다."꿈이 있는 사람은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는다"며 이웃들에게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다.그는 "두려움을 한번 겪고 나면 다음엔 그 두려움을 겪고 싶지 않은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그러나 그 두려움 뒤엔 분명 우리 자신을 성숙시키는 그 무엇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힐러리 경의 박애정신은 그의 인품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에베레스트산의 정상을 밟고 난 뒤,그와 동행했던 셰르파 텐징 노르게이로부터 네팔인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듣고 평생을 교육과 의료,문화사업에 봉사했다.네팔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등장한 것도 순전히 그의 공이었다고 한다.

    한 세대를 풍미했던 힐러리 경이 지난 11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병원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향년 88세.총리가 그의 사망소식을 직접 전하면서 "그는 전설적인 탐험가였고 진정한 관용과 결단력을 가진 영웅이었다"고 추모했다.5달러짜리 화폐에 그의 초상이 들어있을 정도니 그럴 만도 하다.

    아버지를 도와 벌꿀을 치다가 늦깎이 모험가로 나섰지만,그는 인류역사상 성공한 등반가로 꼽힌다.초기 에베레스트산의 등정에 실패하고서 "에베레스트산은 이미 다 자랐지만 나의 꿈은 계속 자라고 있다"는 독백으로 투혼을 불태웠던 그였다.

    영광을 안겨준 산엔 어떤 흔적도 남기고 싶지 않아 고향 오클랜드 앞바다에 유골을 뿌려달라고 부탁했다는 힐러리는 '겸손과 관용,용기'라는 이름으로 길이 기억될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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