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철강도시였던 포항이 '명품도시'로 대변신하고 있다.'명품도시 포항'은 지난해 박승호 시장이 내건 브랜드 슬로건이다.포스코를 통해 일군 옛 영일만 신화를 첨단 벤처와 조선 등의 신성장 동력 육성과 도시 상권의 부활을 통해 다시 한번 영일만 신화를 꽃피우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미국 피츠버그를 비롯 대표적인 철강도시들이 모두 철강산업 퇴조와 함께 도시 자체도 급속히 쇠퇴했던 것처럼 포항 역시 중국 철강산업의 급부상으로 위기를 맞을지 모른다는 인식에서 나왔다.

포항시가 북구 흥해읍 일대에 조성 중인 영일만 신항 배후단지는 바로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할 포항시의 핵심 전략으로 손꼽힌다.울산에 버금가는 조선메카로 건설하면 돈과 기업이 포항으로 자연스럽게 몰릴 것이라는 계산이다.

포항시는 기업 및 투자를 유치한 개인과 공무원에 대해 최고 1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키로 하는 한편 '1과 1기업' 유치운동을 벌이는 등 모든 행정력을 집중했다.이 같은 기업유치 노력 덕분에 포항시는 2004년 영일만항 배후단지에 1단계 투자를 한 현대중공업의 2단계 투자를 지난해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현대중공업은 신항 내 33만㎡에 1800여억원을 투자해 연간 15만t 규모의 선박건조용 블록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이 블록 생산에 따른 매출은 연간 2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신한기계 태창철강 참앤씨 강림중공업 등 중견 조선기자재 업체들도 이곳에 잇따라 투자를 확정하면서 포항시는 지난 한 해 동안만 12개 기업 1조100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포항 최대 향토기업인 포스코가 지난해 11월 영일만 신항 배후단지에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발전용 연료단지 착공에 들어가면서 영일만 신항은 자연스럽게 조선 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포스코는 2010년 말까지 1,2단계에 걸쳐 100MW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신항 배후단지가 5년후에는 연간 2조원 이상의 생산효과와 1만여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포항시는 낙후된 도심 내부의 리모델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그 핵심사업은 포항을 보다 아름답고 품격있는 도시로 만들어 세계관광객들을 흡입하기 위한 테라노바(Terra Nova:라틴어로 '새로운 땅')프로젝트다.

포항시는 첫 사업으로 1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동빈 내항에서 형산강을 잇는 길이 1.3㎞, 폭 19m 규모의 운하를 건설할 계획이다.2011년 완공계획인 동빈 내항 운하는 송도교에서 송림초등학교 옆 도로를 따라 형산강까지 이르는 구간에 걸쳐 건설된다.전체 폭 40m 가운데 폭 21m에는 인도와 차도가 조성되고 가운데 운하에는 보트와 소형 유람선이 운항될 예정이다.포항시는 영일만~동빈내항~형산강을 연결하는 운하수로를 따라 특급호텔 대형해상회센터 휴게쉼터 등 해양 레크리에이션 전용시설을 유치해 포항 최대의 해양관광단지로 꾸밀 계획이다.

포항시는 또 사업비 200억원을 추가로 들여 북구 항구동 여객선 터미널에서 송도 해수욕장을 잇는 길이 350m,폭 10m 규모의 타워브리지도 함께 조성키로 했다.현재 동빈 내항은 어업전용부두로 이용되고 있으나 주변지역의 각종 난개발로 하천 유입수가 차단되면서 해수 오염도가 심화되는 등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와 함께 포스코가 포항제철소를 세계 수준의 공원제철소로 꾸미는 대기환경 개선사업에 나서면서 포항은 국내 최대 생태 기업도시로의 변신에 날개를 달았다.포스코는 2009년까지 1400억원을 투자해 제선 제강 등을 만드는 선강지역 공장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농도를 포항시내보다 깨끗한 45㎍/㎥ 수준까지 낮춘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