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를 '아버지의 리더십'이 아닌 '어머니의 리더십'으로 경영하겠습니다."

지난 7일 취임한 유병진 명지대 총장(56)은 "겉보기에 화려한 새로운 개혁을 시도하기보단 기존에 해왔던 개혁이 내실있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어머니의 리더십은 실사구시의 다른 말인 셈이다.유 총장은 "학생들의 민원 처리 속도를 높이고 부족한 교내 주차장을 확충하는 등 작지만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명지학원 설립자인 고 방목(邦牧) 유상근 박사의 차남.그는 "아버지의 얼굴을 욕되게 하지 않으려면 다른 총장보다 두 배는 열심히 일해야 할 것 같다"며 "총장직을 잘 수행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이 작지 않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유 총장은 한국의 대학들이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한다.특히 국제화 부문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서울에 위치한 대학이라면 해외 대학과 맺은 양해각서(MOU)가 줄잡아 100개씩은 되지만 실제로 학생들을 내보내 현지에서 교육시킬 수 있을 만큼 해외 대학과 긴밀한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유 총장의 분석이다.

유 총장은 "현재 교환학생제도 등을 이용해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는 명지대 학생은 500명 정도"라며 "중장기적으로 이 인원을 늘려 모든 명지대 학생이 재학 중 한번씩은 해외에서 공부하는 기회를 갖게 하겠다"고 덧붙였다.그는 "유학 기회를 많이 부여하는 것이 장학금을 주는 것보다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며 "해외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대학 측이 다리를 놓아주는 일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