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의 미국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8일 "북한이 정확하고 완전한 신고를 해야 하는데,그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우리나라에 입국한 힐 차관보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뒤 "(신고) 시한을 맞추면 좋지만 그보다는 완전한 신고가 주된 관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지난해 8월 중국 선양에서 열린 비핵화 실무회의 이후 우리는 알고 있는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인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6자회담 한국 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핵 협상에 대해 상의한 데 이어 10일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예방한다.

이 당선인 예방과 관련,그는 "우리는 한국의 새 정부와 매우 가까운 관계를 원하는데,그런 일도 이번 방한 활동의 한 부분"이라며 "양국은 (북한 비핵화에) 같은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은 한국의 새 정부와 북핵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입국에서 최대 현안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때문에 정체된 6자회담 복원이다.

북한은 파키스탄에서 수입한 알루미늄 관을 지난해 말 미국에 보내 '신고'로 갈음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힐 차관보는 직전 방문지인 일본에서 "부분적인 신고는 신고를 전혀 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북한이 알루미늄관을 미국에 보낸 이유는 미국이 북한의 수출입 기록을 근거로 북한이 핵무기용 우라늄 농축을 시도했다고 추궁해왔기 때문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