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는 유례없이 큰 관심을 끌었다.

대교협이 새 정부 출범 이후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대학 입학과 학사관리 업무를 넘겨받게 되는데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례적으로 총장들과의 오찬 석상에 참석한 까닭이다.

이 당선자는 이날 대입정책에 대해 "정부가 손을 떼버리는 것이 가장 좋다"며 대입 자율화의 불가피성과 그에 따른 대학의 책임을 강조했다.

정부가 대입 정책을 학교 자율(自律)에 맡기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학생부 반영비율을 준수하라고 강요하거나 특정 교과목 시험을 치르지 못하게끔 규제할수록 대학의 특성화.차별화 노력이 빛을 발하기 어려워지는 까닭이다.

그렇지만 입시제도의 갑작스런 변화에 따른 걱정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만약 주요 대학마다 내신성적 반영비율을 대폭 낮추면서 고교등급제를 시행한다면 특목고의 입학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더구나 논술시험 비중이 확대될수록 사교육비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험생들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입시제도 개편을 졸속으로 추진해서는 안될 것이다.

입시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하면서 대입자율화로 우려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보완대책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대교협과 대학들의 책무가 막중하다.

신입생 선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지상과제다.

대학의 입장만을 생각하지 말고 중등교육의 정상화와 사교육비 절감 효과까지 고려하면서 신입생 모집 방법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대학들이 자율성 확보를 발판 삼아 경쟁력을 키우는데 매진,국제적인 위상(位相)을 높이게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