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슬림화'와 '투명화' 주문이 통하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인수위 전문위원과 자문위원이다.

도대체 누가 자문위원인지를 정확히 알 수가 없고,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도 비밀에 부쳐져 있어 뒷말을 낳고 있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자문위원만 100명이 넘는다는 게 정설이다.

지난해 12월31일 일부 전문.자문위원이 공개됐지만 주로 명망가 위주의 '맛보기' 명단이었다.

그나마도 이들 중 상당수는 이름만 걸쳐 놓고 인수위 사무실에는 거의 출근하지 않는 '허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거행된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도 많이 발견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수위 주변에서는 '알짜배기' 자문위원을 찾아내는 방법이 은밀하게 회자되고 있다.

1단계로 비상근자문위원은 제외시키고 상근자문위원들을 골라낸다.

상근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만큼 인수위 사무실에 실제로 출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2단계로 인수위 사무실에 자기 책상과 의자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상근자문위원 중에서도 매일 출근하는 '성골'과 부정기적으로 나오는 '진골'의 구분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상근이냐 비상근이냐,책상이 있느냐 없느냐라는 두 가지 관문을 모두 통과한 사람이 진정한 인수위 멤버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부처를 총괄하는 경제1분과의 경우 인수위원과 현직 공무원 외에 허경만 자문위원(전 자산관리공사 부사장)과 장수만 전문위원(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이 분과위 사무실에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수위 관계자는 "대선 캠프에 직.간접적으로 몸담았던 사람만으로도 자리가 한참 모자라는 판에 당과 인수위 고위급들로부터 들어오는 청탁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며 "자문위원 명단을 공개하는 순간 '난리판'이 생길 것 같아 명단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