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31일 18대 총선 공천 시기를 둘러싸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측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간에 갈등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과 관련,"공천은 당 지도부나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하는 것"이라며 상황정리에 나섰다.

강 대표는 이날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천은 당 지도부나 공심위에서 하는 것인데,당선자와 박 전 대표가 만나 공천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그 자체로 어폐가 있다"며 "(공천을) 할 사람이 따로 있는데 공천이 어떻다느니,빨리한다 늦게 한다느니 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천은 당에서 딱 잡고 한다.

실제 공천을 할 사람에겐 물어보지 않고,일부 측근이라든지 관계없는 분들끼리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은 웃긴 일"이라며 "18대 총선 공천은 당헌.당규대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 사람이 공천 시기에 대해 합의했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당선자가 그렇게 얘기한 것은 없고,박 전 대표도 '공천은 당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며 "만약 두 분이 만나서 다른 합의가 있었다면 웃기는 일"이라고도 했다.

강 대표는 "1월10일쯤 총선기획단을 구성할 것"이라며 "기획단에서 공천심사위 구성 시기와 기준 등 모든 것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당내 양대 정치세력 간에 벌어지고 있는 '공천 전쟁'을 중간에서 무마하면서 당지도부의 입지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이 당선자나 박 전 대표의 의중을 어떻게 반영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분들의 입장과는 관계없다.

지금 지분이 어디 있느냐"며 "경선 과정에서 누구를 지지했다고 불이익을 받거나 특혜를 받을 이유는 없다.

당이 볼 때 필요한 사람을 공천해야 하고,그 기준은 이제부터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