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시대에서 사스(온라인 소프트웨어) 시대로.'

새해 소프트웨어(SW) 시장의 유통 모델이 확 바뀔 것으로 보인다.

종전의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대가 가고 웹을 통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사스(SaaS:Software as a Service)'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작년 12월에는 사스를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계와 관련 기관 30여개가 사스 코리아 포럼(의장 김학훈)을 출범시켰다.

다우기술 한컴씽크프리 마이크로소프트(MS) 한국IBM LG CNS LG데이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단국대학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포럼에 참여했다.

이 포럼 의장을 맡은 김학훈 날리지큐브 대표는 "소프트웨어 시장 환경이 공급자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등 소프트웨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면서 "사스 모델의 확산을 위해 업계와 학계,정부가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사스 모델 적용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분야는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세일즈포스닷컴 라이트나우(RightNow) 등이 사스 모델 적용의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자회사 한컴씽크프리의 웹오피스 '씽크프리' 등 온라인 오피스 분야에서도 사스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5년 연속 6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설립 8년 만에 오라클,SAP에 이은 글로벌 CRM 시장 3위 기업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이 회사의 경우 소프트웨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앱익스체인지(AppExchange)를 통해 다양한 SW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모델을 통해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CRM과 혼합한 형태로 판매하면서 고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라이트나우 역시 단기간에 글로벌 CRM 시장 10위 안에 드는 성과를 올렸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05년 전 세계 사스 시장 규모는 약 50억달러로 2010년까지 연 평균 25% 성장해 2010년께는 약 155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사스 모델이 HR(인사관리),재무 등 다양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까지 사스 시장의 비중은 CRM이 가장 크며 전체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 같은 사스에 기반한 고성장 기업은 국내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영규 다우기술 상무는 "우리는 초고속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어 사스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2008년 한 해 동안 사스 코리아 포럼은 사스 기술 표준화와 로드맵 개발을 비롯해 기업 간 네트워킹 강화,대정부 정책 건의 등 사스를 국내 시장에 조기 정착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 용어풀이 ]

사스(SaaS)=소프트웨어 제공 업자가 각종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에 백화점 식으로 올려 놓고 이를 빌려 쓰게 하는 방식이다.

고객별로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응용 소프트웨어 임대 방식(ASP)에서 진화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유통 방식이 패키지→ASP→사스로 바뀌는 셈이다.

기존에는 보통 소프트웨어 제공 업자가 고객의 서버에 소프트웨어를 심어주고 월정액으로 라이선스료를 받는 방식으로 서비스했다.

사스는 소프트웨어를 사용자 환경에 맞게 수정하기가 수월하고 이용 요금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