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은 방송과 통신이 본격적으로 융합되면서 미디어 시장에 격변이 예상된다.

지각변동의 진원지는 인터넷TV(IPTV)다.

IPTV는 인터넷에 TV를 연결해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방송통신 융합의 핵심 서비스로 꼽힌다.

통신업계와 방송업계는 그동안 자신의 고유 영역에서 지배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IPTV를 필두로 방송.통신 융합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거실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 진영의 영토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IPTV 미디어 빅뱅 이끈다

지난해 말 IPTV 법안인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통신업계가 방송시장에 진출할 발판이 마련됐다.

그동안 관련법이 없어 실시간 방송을 내보내지 못해 '반쪽' 서비스에 그쳤던 IPTV가 온전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시행령 제정 등을 거치면 5,6월께 실시간 방송이 포함된 IPTV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IPTV는 '바보상자'로 일컬어지던 TV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을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방송사에서 틀어주는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시청했다.

하지만 IPTV는 주문형비디오(VOD)를 통해 시청자가 편리한 시간에 보고 싶은 프로그램만 골라볼 수 있다.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이 확대되는 것이다.

TV를 이용한 양방향 서비스도 활성화된다.

방송을 시청하면서 인터넷 검색을 하고 홈쇼핑,홈뱅킹,게임,교육 등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IPTV 시장이 커지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방송통신 결합 서비스도 많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디어,콘텐츠 등 관련 산업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IPTV는 유료 방송시장의 지역독점 구도를 경쟁 구도로 바꾸게 된다.

가입자 유치를 위해 통신업계(IPTV)와 케이블TV 업계의 요금.서비스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신업계,미디어 기업으로 변신 가속화

KT SK텔레콤 등 통신업체들은 영화,음악,게임,광고 등 각종 사업에 뛰어들면서 미디어 그룹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IPTV는 이를 완성하는 핵심 서비스다.

현재 KT는 '메가TV',하나로텔레콤은 '하나TV'라는 이름으로 실시간 방송이 빠진 프리(Pre) IPTV를 제공한다.

이들은 일단 VOD 중심의 프리 IPTV를 다른 통신상품과 결합,가입자를 확보하고 하반기부터 실시간 방송을 함께 제공해 본격적인 미디어 기업으로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프리 IPTV 서비스는 이미 100만 가입자를 돌파,성장 가능성을 검증받았다.

통신업계는 올해 300만명 이상의 IPTV 가입자를 확보해 본격적인 양방향 TV 시대를 연다는 목표다.

KT는 현재 30만명인 메가TV 가입자를 연말까지 15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80만 고지를 넘어선 하나로텔레콤도 올해 50만명을 추가할 방침이다.

이 목표는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작업을 마치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LG데이콤은 작년 말 '마이LGtv'란 브랜드로 IPTV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초고속인터넷,인터넷집전화 등을 묶은 결합상품을 내세워 20만 가입자를 확보하기로 했다.

◆케이블TV 업계,디지털 케이블TV로 맞불

통신업계의 막강한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에 맞서 방송 진영도 적극적인 시장방어에 나설 태세다.

케이블TV 업계는 광동축혼합망(HFC)을 고도화해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고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는 작년 10월 말 현재 70만명이다.

케이블TV 진영은 디지털 케이블방송을 통해 가입자 이탈을 막는 동시에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VoIP) 등 통신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씨앤앰,CJ케이블넷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는 방송,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를 결합한 3종 결합상품(TPS)을 내놓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