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국내 게임 시장은 블록버스터급 해외 신작 게임들의 잔치판이 될지 모른다.

비디오게임이나 PC패키지게임 시장에서 검증을 받은 작품이나 미국 등의 대형 업체들이 제작한 게임들이 대거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가장 먼저 나오는 게임은 총싸움게임(FPS)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이다.

미국 밸브사에서 만든 동명의 원작을 넥슨에서 온라인게임 버전으로 각색했다.

원작 패키지게임은 2000년에 출시한 후 여태까지 전 세계에서 900만장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로 e스포츠 종목으로도 선호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께 1차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마쳤다.

원작 게임의 가장 큰 강점은 타격감과 게임 내 밸런스,무기 구입 시스템이다.

넥슨은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온라인게임으로 개발하면서 원작이 지닌 게임성에 손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온라인게임 특유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더해 시들해져 가는 총싸움게임 시장에서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키는 게 목표다.

NHN도 해외에서 대작 게임을 들여왔다.

미국 터바인사가 만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반지의 제왕 온라인;어둠의 제국,앙그마르'를 2008년 상반기께 국내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현재 30여명으로 구성된 NHN 내 GL(게임 로컬라이징)팀에서 막바지 현지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게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JR 톨킨의 동명소설을 온라인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원작 소설과 이를 각색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속 주인공들은 게임에서도 등장한다.

엘프,드워프,휴먼,호빗의 네 가지 캐릭터와 함께 원작에 충실한 7가지 클래스와 10가지 직업,7가지 제조직업 등 기존 역할수행게임(RPG)과 차별화된 다양한 직업군 설정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미국 EA(일렉트로닉 아츠)의 계열사 EA미씩에서 개발 중인 블록버스터급 MMORPG '워해머 온라인'의 국내 서비스 판권을 따기 위해 NHN과 SK텔레콤 등 몇 개 업체가 경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미국 EA와 함께 대작 온라인게임 두 편을 개발 중이다.

총싸움게임 '배틀필드 온라인'과 농구게임 'NBA스트리트 온라인'이다.

두 게임 모두 EA가 히트쳤던 동명의 게임을 온라인게임으로 바꾼 것이다.

네오위즈게임즈 측은 배틀필드 온라인이 원작을 많이 살리면서도 차별화를 해 여태까지 국내에서 전혀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총싸움게임이 될 거라고 말했다.

둘 다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10년 이상 장수한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 '스타크래프트 2'를 내놓는다.

스타크2는 원작보다 진화했다.

테란,저그,프로토스 등 3개 종족이 등장하는 원작을 3차원 입체화면으로 발전시켰다.

그래픽이 원작보다 정교해졌고 화면 구성도 3차원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전작과 스토리가 비슷하고 신규 종족이 추가되지 않는 등 혁신적인 변화는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차원 입체로 화려해진 것 외에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얘기도 많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2 출시를 계기로 한국 e스포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활발하게 물밑작업 중이다.

2008년 말이나 2009년 초께 출시할 전망이다.

스타크래프트 덕분에 전국에 PC방이 생겨 게임이 활성화되고 한국의 정보기술(IT) 문화를 바꿨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업계는 스타크2의 등장을 유심히 지켜보는 분위기다.

게임업계는 대형 외산 게임의 물량공세가 몇 년째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어 침체된 국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많다.

답보 상태에 빠진 국산 게임의 설자리가 더욱 좁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