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인력은 100명 가운데 1명만이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을 정도로 전문성이 낮고 전체의 15%만이 영어를 어느 정도(토익 875점 이상) 구사할 수 있는 등 국제화 능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 인력의 부족이 동북아 금융허브 실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은 28일 산하 금융인력 네트워크 센터를 통해 은행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자산운용 선물 등 국내 6개 금융업종에 종사 중인 108개 금융사의 직원 13만8000여명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국내 전체 금융인력의 61.6%에 달한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조사 결과 국내 금융인력의 수준이 전문성이나 어학능력 등에서 상당히 미흡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문성.어학능력 낮은데

금융연구원은 직무근무경력,금융전문자격증 보유자,직무연수 이수자 등을 따져 금융인력의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현 직무에 3년 이상 장기 근무한 인력의 비율은 20.4%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 때의 24.0%보다도 떨어진 수치로 국내계 금융회사만 따졌을 경우 19.5%로 더 낮았다.

공인회계사 재무분석사(CFA) 등 금융 전문 자격증을 가진 직원의 비율도 1.3%(2006년 1.18%)에 그쳤다.

특히 국내계의 경우 1.19%로 외국계 2.08%의 절반 수준이었다.

또 3개월 이상의 직무연수나 3주 이상의 해외연수 등 일정 기준 이상 직무연수를 받은 인력은 29.5%(2006년 33.0%)에 불과했다.

금융허브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인 영어구사 능력도 미흡했다.

토익 점수를 기준으로 상급으로 평가할 수 있는 875점 이상은 15.4%에 그쳤으며 중급(725~874점)도 21.2%에 불과했다.

대다수인 63.4%가 725점 미만이었다.

업종별로는 자산운용업 분야에서 49.9%가 상위 수준을 기록해 은행(14.4%) 보험(14.7%) 증권.선물(14.4%) 분야를 앞섰다.

◆임금 수준만 높아

금융인력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9%가 연 5000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고 있었다.

특히 연 7500만원 이상을 받는 직원이 26.4%에 달했으며 2500만원 미만의 연봉을 받는 직원은 17.3%에 그쳤다.

외국계의 경우 5000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 직원의 비율이 41.4%로 국내 회사보다 낮게 나타났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외국계의 경우 기본급만을 임금에 포함시킨 곳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직무별로는 투자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의 70.2%가 연 5000만원 이상을 받아 급여 수준이 가장 높았다.

금융인력을 연령대로 보면 30대가 43.3%로 가장 많았고 40대 26.4%,20대 24.5%,50대 이상이 5.9% 순으로 항아리 형태의 구조를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계 회사는 국내 회사에 비해 20~30대의 비중이 높고 40대 이상이 낮아 상대적으로 장년층 고용이 불안한 것으로 추정됐다.

여성의 비중은 40.7%였으나 여성 중 근무기간이 10년을 넘는 장기근속자 비중은 27.5%로 남성(60.6%)보다 크게 낮았고 하는 일도 주로 창구 영업을 맡고 있었다.

비정규직 비중은 19.7%로 국내 전체 산업의 비중(35.9%)에 비해 낮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