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마지막 달에 한껏 기대를 모았던 알짜 공모주들까지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곤두박질치면서 꽁꽁 얼어붙은 공모시장에 찬바람이 계속 불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은 '풋백옵션' 폐지에 따른 이 같은 부작용에 대해 '지켜보겠다'는 입장만을 견지하고 있어 시장의 우려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상장한 한전KPS를 비롯 대창메탈, 이씨에스텔레콤, 미성포리테크, 서원인텍, 쎄믹스, 일신랩 등 모두 7개 신규상장사 주가가 일제히 공모가 이하로 뚝 떨어진 채 거래되고 있다.

특히 이들 7개 공모주 중 상장 첫날 하한가를 기록한 업체가 무려 5개에 이르는 등 새내기 공모주들의 경착륙 실태가 심각한 상황까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26일 나란히 상장된 일신랩과 쎄믹스는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하며 각각 5100원, 331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0일 상장한 서원인텍도 공모가 5500원에 시작했지만 첫날 1.09% 오르는데 그쳤고, 27일 5050원대를 기록하며 공모가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원인텍과 같은 날 상장된 미성포리테크도 상장 첫날부터 하한가를 맞으며 공모가 5900원보다 14.4%가 빠진 5050원을 기록 중이고, 지난 18일 상장한 이씨에스텔레콤도 상장첫날 가격제한폭까지 빠지며 공모가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17일 상장된 대창메탈도 첫날 하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공모가 8500원보다 무려 32% 하락한 577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한전KPS도 지난 14일 상장 첫날 공모가 1만7100원으로 시작,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둘째날 하한가를 맞은 뒤 4거래일 연속 하락을 면치 못했다. 급기야 26일 종가는 공모가 보다도 낮아졌다.

이 같은 새내기 공모주의 '굴욕'은 부풀려진 상장 공모가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44개 기업 가운데 지난 7일 종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곳은 34개로 전체의 77.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지난 7월 '기업공개(IPO)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상장 이후 일정 수준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면 주관 증권사가 투자자들이 배정 받은 주식을 사줘야 하는 '풋백옵션'이 폐지한 이후 공모가 대비 반토막난 '새내기주'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상장 예비기업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증권사들과 최대주주의 공모가 부풀리기가 심해지고 있는 만큼 IPO제도의 보완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은 제도보완 자체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려는 알고 있지만 이런 현상이 바로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문제점에 대해 점검은 해나가고 있지만 '풋백옵션' 폐지에 대한 제도보완은 현재까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