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쟁력강화특위 산하 외국인투자유치팀장으로 내정된 윌리엄 라이백 금융감독원 특별고문(63)은 국제 금융계의 거물로 정부 부처 차관보급에 해당하는 자리에 오른 첫 외국인이다.

유태계 미국인인 그는 미국 세턴대학을 졸업한 후 1986년부터 금융 당국에 몸담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국장,바젤 은행감독위원회 FRB 대표,미국 은행감독기구협회(ASBA) 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2003년부터는 홍콩으로 옮겨 금융감독국(HKMA) 부총재로 재직하며 2005년 홍콩의 부동산 담보대출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상당한 공을 세웠다.

또 영국식이던 홍콩 금융 시스템을 미국식으로 바꾸는 작업을 이끌었고,올해 초 홍콩이 바젤Ⅱ를 성공적으로 도입,시행하는 작업을 지휘했다.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 FRB 은행감독국 부국장으로 역임할 때.뉴욕에 진출한 한국 은행들의 처리 과정 조사 등에 참여하며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는 홍콩 금융관리국에서 부총재로 재직할 때도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양천식 전 금감위 부위원장,이승희 민주당 의원 등과 수시로 만나며 긴밀한 관계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서의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국제화를 꿈꾸는 한국 금융 당국과 남은 인생을 한국의 금융 선진화에 도전해 보겠다는 그의 의지가 맞아 떨어지면서 지난 10월 말 금융감독원 특별고문으로 영입됐다.

라이백 고문은 금융감독원에서 신BIS(국제결제은행) 협약 도입 등 국내 은행의 위험관리 강화와 해외 진출,한국의 동북아 금융 허브 구축 등을 조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 금융시장은 우수하고 근면한 전문인력과 탄탄한 금융감독 시스템,발달된 외환시장 등 외국 기업을 유인할 하부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이에 더해 주요 통화에 대한 실시간 총액결제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면 금융 허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