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회사인 ㈜세화기획을 운영 중인 이석희씨(53)는 골프가 너무 좋아 4년 전 경기도 고양에 '클럽 피팅센터'를 열었다.

피팅 자격증을 따기 위해 미국 텍사스에 있는 '골프스미스 아카데미'도 수료했다.

'잘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프로골퍼들까지 방문해 클럽을 피팅한다.

"골프에서 기술이 10%라면 피팅은 90%를 차지합니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자신의 몸에 맞는 클럽을 사용해야 실력이 부쩍 좋아집니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 클럽을 구입하기 전에 자신의 힘과 스피드를 측정한 뒤 거기에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80∼90타대를 치는 골퍼들도 아무 생각 없이 클럽을 바꾸면 스윙이 변하고 '엘보' 같은 부상 등이 찾아올 수 있지요.

"

평균 드라이버샷이 270야드를 넘는 장타자인 이씨는 자신의 힘만 믿고 무거운 클럽으로 교체했다가 '엘보'로 심한 고생을 했다.

단순히 느낌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섣부르게 바꿨다가 혼이 났다는 것이다.

그립을 교환할 때도 그립의 무게를 정확히 잰 다음 같은 무게의 그립을 사용해야 스윙이 망가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뒷땅치기가 나오는 것은 클럽이 무겁다 보니 임팩트하기 전 미리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토핑샷은 클럽이 가벼워 스윙이 빨라지면서 생기는 현상이죠.클럽의 무게나 샤프트 강도가 달라지면 샷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를 모르고 스윙만 고치려고 하면 안됩니다."

그는 특히 인터넷을 통해 값이 싸다는 이유로 서양인 체형에 맞춘 클럽을 구입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골프에 입문한 지 6개월여 만에 '싱글골퍼'가 됐다.

그렇게 고속으로 싱글에 진입한 데는 사연이 있었다.

"한 3개월가량은 하루 1∼2시간씩 연습을 했지요.

어느날 친구들과 라운드를 나갔다가 내기로 돈을 잃었어요.

너무 '열을 받아' 다음 날 새벽 4시에 연습장을 찾아 공 1000개를 쳤습니다.

퇴근 후에 또 1000개를 쳤지요.

그렇게 6개월가량 했더니 공을 다루는 게 쉬워지더군요."

스윙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망치질을 할 때 망치를 천천히 들었다가 못을 박는 순간 강하게 칩니다.

골프도 마찬가지죠.백스윙을 천천히 했다가 임팩트를 강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백스윙의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임팩트를 강하게 하라고 강조합니다."

요즘엔 연습장을 가면 쇼트게임 연습에 몰두한다.

200개의 연습공을 치면 150개 정도가 어프로치샷이다.

"그린을 미스하면 파를 세이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프로치샷을 홀에 아주 가깝게 붙여야 합니다."

그는 한 때 '퍼팅 입스'가 찾아와 2년 넘게 고생하기도 했다.

"편한 관계의 사람들과 라운드하면서 장난삼아 퍼팅을 빼주곤 했더니 어느날 쇼트퍼팅이 안되기 시작했어요.

나도 모르게 손목을 쓰면서 짧은 거리만 만나면 겁이 났습니다."

하루 500개의 스트로크 연습을 하는 등 꾸준한 노력 끝에 이를 극복한 이씨는 올해 뉴코리아CC 클럽챔피언에 올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